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사한 파월···'킹달러' 균열 신호탄되나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사한 파월···'킹달러' 균열 신호탄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월 "이르면 12월 속도조절···금리인상은 지속"
105p 진입한 달러인덱스···강달러 모멘텀 붕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예상보다 완화적 발언에 뉴욕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그간 압도적 금리격차를 바탕으로 유지된 '킹달러(달러 초강세)'가 붕괴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언급하며 "이르면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간 시장 내 가능성만 제기된 '속도조절론'에 못을 박은 셈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피벗(정책 선회)'을 통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높은 금리 수준을 더 오래 지속할 것이다. 금리 인하는 연준이 서둘러 하고 싶어하는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속도조절 가능성에 주목했다. 현재 시장에선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을 4.75~5%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내년 3월 기준 금리 수준이 4.75~5%에 달할 확률은 43.9%로 전일 대비 5.4%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대로 최종금리가 5~5.25%에 달할 확률은 35.3%로 4.1%포인트 떨어졌다.

또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4.31%로 전장 대비 3.73%나 급락했다. 10년물 금리도 3.605%로 2.36%나 하락했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긴축적 통화정책의 완전한 효과가 체감되진 않지만, 시차가 존재한다. 일부 고용·물가 지표에서도 잠재적인 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몇몇 상황의 개선에도 (연착륙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내년 1분기는 연준 금리인상 기조가 무리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 연구원은 "인상 속도 완화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며 "다만 (파월 의장은) 9월 점도표에서 시사한 금리 레벨(4.75%)보다 더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 0.25%포인트로 인상폭을 줄인 뒤, 상반기에 최소 두 차례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목할 점은 굳건했던 달러 가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일 107선을 돌파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5.6선까지 추락했다.

반대로 유로화는 전일 유로당 1.02달러 수준에서 1.04달러선까지 절상됐으며, 파운드화 가치도 파운드당 1.2달러선을 회복했다. 위안화와 엔화도 달러당 7.09위안, 137.2엔까지 절상 흐름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 역시 전일 대비 20원 이상 하락하며, 1290원대에 진입했다. 말 그대로 달러에 억눌렸던 주요국 통화들이 일제히 반등하는 등 이른바 킹달러 붕괴의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그간 연준은 고물가 고착화를 막기 위해 속도조절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함부로 자극하지 않았다"며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12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기정사실화됐고, 달러는 강세 모멘텀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설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당초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며 "물론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란 발언도 있었다. 그러나 속도조절의 구체적 시기를 특정한 것은 연준의 스탠스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