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둔화에 고조된 '속도조절론'···'피벗' 윤곽 드러나
CPI 둔화에 고조된 '속도조절론'···'피벗' 윤곽 드러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 CPI 전년比 7.1%↑, 작년 12월 이후 최소치
FOMC 전 부각된 '피벗' 기대감···매파적 기조 유지
최종금리 5%, 금리 인하시점은 내년 9월 전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홈페이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꺾이지 않을 것 같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됐다. 시장 내에선 '물가정점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급격히 완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최종금리 수준을 4.75~5%로 하향 조정했으며, 금리 인하 시점은 내년 9월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노동시장에 기반한 물가상승 압력 등이 여전히 견조한 만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경계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1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상승폭(7.7%) 대비 0.6%포인트 둔화된 데다, 전문가 전망치(7.3%)도 하회한다. 지난해 12월(7%)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주목할 점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2010년 이후 평균치인 0.2%대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또한 주택임대료를 제외한 서비스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물가 상승압력이 확연히 약화된 것이 특징이다.

미 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올해 6월 9.1%까지 상승,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7월 들어 8.5%로 크게 둔화됐지만, 8월 8.3%, 9월 8.2%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 둔화가 정체됐다.

그러나 10월 7.7%를 기록하며,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특히 11월 CPI마저 크게 둔화되면서 물가정점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그 결과 물가 안정을 동력삼은 연준의 긴축동력이 급격히 완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14일(현지시간) 기준 79.4%로, 전일 대비 5.9%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0.75%포인트 인상가능성은 20.6%로 같은 기간 5.9%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4.218%로 전장 대비 3.59%나 폭락했다. 특히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초강세를 유지해온 달러인덱스가 104.69선에서 CPI 발표 직후 103.27선으로 하락했다.

현재 시장의 눈은 연준의 최종금리와 금리인하 시점으로 향한다. 현재 페드워치에 반영된 최종금리 전망은 기존 5~5.25%에서 4.75~5%로 하락했다. 또한 시장에서 전망한 금리인상 시나리오는 내년 1·3월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이며, 내년 9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연준이 금리인상폭을 0.5%포인트로 좁힌다는 것이 곧바로 '피벗(정책선회)'으로 전환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낮은 실업률이 이어질 경우 이는 임금에 기반한 물가상승압력을 높일 수 있다. CPI 상승률이 둔화됐음에도 아직 7%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하면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연준은 잔존한 물가 상승압력이 해소되고 있단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금리인상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FOMC 직후 연설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매파적 메시지를 통해, 시장 긴장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둔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물가압력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 이번 FOMC도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진 않을 전망이다"며 "다만 어렵게 잡은 인플레 압력이 재차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 상승률 둔화에 연준은 긴축 속도 조절의 명분을 형성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 기조를 중단하기엔 아직 노동시장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며 "최근 구인율이 하락했지만 코로나 이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를 낮추기 위한 수요 위축이 여전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연준은 12월 FOMC에서 0.5%포인트로 금리인상속도를 조절하겠지만, 최종금리 수준은 여전히 5% 이상이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며 "12월 FOMC에서 점도표 상향 조정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