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건설사들···'안정·미래먹거리'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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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DL·두산 등 '경영 전문가' CEO 선임···위기 관리에 집중 
내년 시장 대응 위해 조직 슬림화·신사업 강화 중심 조직 개편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각 사)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내정자,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 한 해 힘든 시간을 보낸 건설업계가 엄중한 현실 인식 아래 내년에도 이어질 불확실성에 대비할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건설사들이 속속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하는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는 '경영 전략통'을 전진 배치해 내실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부동산 시장 침체기 주택 사업을 대체할 글로벌, 친환경 등 미래먹거리 사업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주택시장 전망'에 따르면 내년 전국 주택가격은 3.5%, 아파트 가격은 5.0% 떨어질 전망이다. 서울 주택가격은 2.5% 하락하고, 아파트 가격 역시 4.0%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거래된 주택의 가격만 종합한 실거래가 하락폭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주산연 측은 내년 아파트 매매가는 전국 8.5%, 서울 9.5%, 수도권 13.0% 하락하고 전세가격도 전국 4.0%, 서울 3.5%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월세 가격은 전국 1.3%, 수도권 1.5%, 서울 1.0% 등 모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주택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자 롯데건설과 DL건설, 두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사들은 내년 불확실성에 대응해 위기 관리에 뛰어난 경영 전략 전문가를 최전방에 배치했다.

롯데건설은 6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하석주 대표의 사퇴에 따라 신임 대표이사에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내정했다. 박 신임 대표는 롯데정책본부 운영팀장, 롯데물산 대표이사를 지내며 건설업과 그룹의 전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DL건설도 주택사업과 경영혁신 분야에 능통한 곽수윤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곽 신임 대표는 2020년 대림건설 출범 이후 경영혁신본부장 전무 등을 역임해 경영 능력을 내부적으로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두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도 전략, 기획, 사업관리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경영 전문가에게 대표 자리를 맡겼다. 두산건설은 각자 대표이사에 전략·기획·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으며 전략과 기획, 신규 사업개발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이정환 전략혁신실 실장을 선임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사업관리, 영업, 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남궁홍 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특히, 침체하는 주택시장과 수주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슬림화, 친환경·글로벌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도 나섰다.

대우건설의 경우 본부 내 실(室) 조직을 폐지하고 사업본부를 영업·수주 등 '현장' 중심 조직으로 개편하는 한편 공공영업 부서는 CEO 직속으로 관리한다. 또 해외 투자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을 신설, 해외사업 유관팀과 해외건축팀 등 기술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한화에 흡수 합병되기 직전인 지난 10월 '포지션 중심의 임원인사체계'를 도입하며 12명의 임원을 승진시켰다. 이와 함께 임원 호칭도 상무·전무 등이 아닌 담당·사업부장 등 업무수행 직책으로 변경해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출 계획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사업을 주력하는 만큼 한화 건설 조직도 2030년까지 총 2GW 규모 풍력발전단지 개발 계획 등을 통해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로 도약하는데 힘을 싣는다는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꾸렸다. 환경사업은 글로벌에코 BU(Business Unit)와 국내에코 BU로 재편하고 에너지 사업 부문은 분산에너지사업담당, 글로벌에너지담당, 미주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연료전지 기반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소·수전해 사업 역량을 강화해 해외시장과 성장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솔루션 사업(플랜트, 주택·건설, 인프라)의 경우 넷제로(Net-Zero)사업단을 신설해 도시재생과 자원순환 등에 주력한다.

태영건설도 환경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NE(New Evolution)사업본부를 새롭게 꾸렸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이다. NE사업본부는 환경신사업팀, 민자사업팀, 사업법인을 통합 관리할 투자법인관리팀으로 구성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계 전반에서 연말 인사는 물론, 내년도 계획 수립 역시 리스크 관리와 지속 가능한 미래먹거리 사업 발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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