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소비자물가, 5% 내외 상승률 지속···점차 둔화될 것"
한은 "소비자물가, 5% 내외 상승률 지속···점차 둔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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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5.1% 상승···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둔화 속도 불확실성도 커···유가 하락 등에 상쇄"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점. (사진=신민호 기자)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점. (사진=신민호 기자)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다.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압력도 커지면서 오름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은행은 이창용 총재 주재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이 같이 밝혔다. 다만 둔화속도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하며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연초 3%대에서 가파르게 상승, 7월 중 6.3%로 정점을 찍은 후 5%대로 다소 둔화됐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연초 2%대 중반에서 11월 중 4%대 초중반으로 오름세가 꾸준히 확대된 상태다.

이런 상승세의 원인은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데다, 전기·도시가스요금도 인상되면서 반기 기준 1998년 하반기(6.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공식품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국제식량가격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근 1만원대 점심 등 '런치플레이션'으로 대변되는 외식물가도 수요회복, 원재료비 인상 등으로 과거 급등기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원유(原乳) 기본가격이 10월 16일부터 리터당 49원 오른 996원으로 인상에 따라 우유·빵·치즈·아이스크림 등 관련 가공식품의 가격상승압력이 최근 더욱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그간 개인서비스물가 상승세를 주도해온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9%에서 10월 8.9%, 11월 8.6%로 다소 낮아지면서 추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근원물가 역시 궤를 같이한다. 올해 근원물가 오름세가 지속 확대된 것은 그간 외식 등 개인서비스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꾸준히 높아진 데다 내구재 등 공업제품의 확산세도 연초에 비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

다만 한은 측은 "근원물가 이외의 기조적 물가 오름세는 지난해 이후 지속 높아지다, 최근 4%대 중반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조정평균물가와 가중중위수물가 상승률이 최근 둔화되면서, 근원물가 상승률도 조만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7월 중 4%대 중후반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11월 4.2%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최근 석유류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구매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생활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7월 7.9%에서△8월 6.8% △9~10월 6.5% △11월 5.5%로 크게 둔화됐다.

이밖에 국채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BEI(10년물 기준)는 3분기 3%에서 4분기 2.2%로 소폭 높아졌으나 2%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전문가)은 12월 기준 1.9%로 물가목표(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한은은 당분간 소비자물가가 5% 내외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유가와 식료품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는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로 하방압력이 커졌으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가격상한제 등 대러제재와 OPEC+의 대규모 감산 등 공급측 불안요인도 상존해 있다"며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간 곡물수출 협정 연장 등 하방요인과 이상 기후, 경작비용 상승 등 상방요인이 혼재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른 국내외 성장세 둔화 영향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이 상당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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