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2696.6조···부실 우려 확산
[금융안정보고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2696.6조···부실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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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증권 등 비은행권 중심 부실 위험 확대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한 가운데 건설·부동산업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 기업금융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과 PF 취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전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696조6000억원으로 명목GDP의 125.9% 수준이다. 이 중 부동산 기업금융은 107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은 580조7000억원으로 최근 5년새 89.77%나 증가했다. 2017년 이후 부동산가격 상승세, 주택공급 확대 등의 영향이다.

이 중 은행권 기업대출은 330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6.08%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비은행권 기업대출은 250조6000억원으로 165.19%나 증가했다.

PF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어난 1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은행은 30조8000억원, 비은행은 109조8000억원으로 PF 부실사태 이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다. PF유동화증권 발행도 46조8000억원으로 증권사의 PF대출시장 참여 확대로 증가했다.

한은이 부동산 기업금융 리스크를 평가한 결과 금리상승, 부동산경기 둔화, PF 관련 신용사건 발생 등을 계기로 부동산 기업금융의 유동성·신용 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사의 경우 PF유동화증권 지급보증 확대로 파급경로상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리스크가 PF대출 및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의 신용 리스크로 전이되는 주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신용경계감이 증대되며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금리가 급등, 유동성 리스크가 대두된 것이다. 여기에 발행 및 차환이 크게 위축되면서 해당 증권에 대한 매입보증을 제공한 증권사와 건설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 PF-ABCP 유통·발행 가중평균 금리는 올해 3월말 2.2%에서 11월말 8.1%로 네배 가량 상승했다. PF유동화증권 발행잔액도 같은 기간 39조9000억원에서 35조2000억원으로 위축됐다.

문제는 만기가 도래할 PF유동화증권(PF-ABCP 및 ABSTB)이 다수라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 PF유동화증권의 만기도래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12월 11조9000억원에 이어 내년 △1월 10조7000억원 △2월 7조5000억원 △3월 1조6000억원 △4~6월 2조8000억원 등 내년 상반기까지 총 3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10월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안정화정책과 금융업권 자구노력 등으로 PF유동화증권시장 불안이 점차 진정되고 있다"면서 "다만 PF유동화증권 상당수가 내년 상반기 이전에 만기도래할 예정이다. 대내외 충격 발생시 유동성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신용리스크 면에서도 부동산 기업금융의 연체율 등 건전성지표는 아직까지 양호한 수준이지만,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부동산 기업대출과 PF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대출은 건설업·부동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여타 산업에 비해 높고 한계기업 비중도 늘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미분양주택 증가, 건설비용 상승, 임대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될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PF대출도 연체율이 과거 PF 부실사태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이후 점차 상승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분양 우려가 높은 고위험 사업장과 아파트 외 사업장에 대한 대출 규모가 저축은행, 증권 등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됐다.

이런 요소들을 반영, 한은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먼저 주택가격 하락 등 부동산경기 부진이 단기에 그칠 경우 금융기관 전반의 자본비율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부동산경기 위축이 단기에 그치더라도 PF 관련 유동성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자본비율 하락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부동산경기 부진이 심화될 경우에는 대부분 업권의 자본비율이 상당폭 하락하고 규제기준을 하회하는 금융기관도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기업금융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높아지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 PF유동화증권을 통해 자본시장과 부동산 PF대출 간 연계성이 높아진 점, 비은행권의 익스포저가 확대된 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 일시적 유동성 경색이 정상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적기에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규제완화 등을 통해 주택수요 기반을 안정화시키고, 금융기관의 부동산 기업금융 취급 한도 관리를 통해 과도한 리스크 추구 행태를 차단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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