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조 증발한 코스피 시총···반도체·성장株 '침체', 2차전지 '약진'
372조 증발한 코스피 시총···반도체·성장株 '침체', 2차전지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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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경기 침체 등 겹악재에 투심 한껏 위축···2203조→1831조
반도체 업황 악화에 삼성전자, 121조↓·SK하이닉스, 2위서 4위
'역대급 IPO' LG엔솔, 줄곧 '2인자'···금리인상 직격 '네카오' 몰락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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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글로벌 긴축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 등에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이 370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은 주가가 꺾였는데, 업황 악화 우려가 부각한 반도체와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은 성장주의 부침이 크게 두드러졌다. 이들이 주춤한 사이 2차전지 종목들은 약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 전체 시총은 2203조3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31조7276억원)과 비교해 371조6389억원(16.9%) 급감한 규모다. 1분기 말까지 2165조원대를 유지했지만, 2분기 말 1835조원대로 크게 뒷걸음했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인 2100선을 터치했던 3분기 말에는 1698조원대로 고꾸라지기도 했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기업의 부진이 시총 급감으로 이어졌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시총은 지난해 말 467조원에서 올해 346조원으로 121조원 줄었다. 코스피 시총 하락폭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말 100조원 안팎에서 움직였지만, 현재는 56조원대로 미끄러졌다. 이에 오랜 기간 유지했던 '코스피 2인자' 자리에서 내려와 현재 4위까지 밀려났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등장은 단연 가장 큰 이슈였다. 공모액만 12조7500억원대 '역대급 IP0'로 일찌감치 시장의 주목을 받은 LG엔솔은 1월 말 상장과 동시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 등극했다. 이후 고공행진을 펼치며 지난달 11일 시총이 146조160억원까지 불어났다. 최근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수요 부진 등으로 107조원대로 줄었지만, 1년 가까이 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리 인상 기조가 심화한 까닭에 최악의 부진을 맞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파죽지세를 펼친 네이버는 지난해 말 시총 3위에 자리했지만, 현재는 9위로 6계단 밀려났다. 62조원에 달했던 시총이 29조원대로 급감한 탓이다. 카카오는 6위에서 13위로 아예 10위권 내에서 자취를 감췄다. 50조원을 넘겼던 시총이 1년 도 안 돼 23조원대로 반토막났다. 

이들 '네카오'의 시총 하락폭은 59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긴축 가능성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에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미래 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되는 성장주는 금리 인상기에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 뒷걸음 요인으로 작용한다. 네이버는 미국판 당근마켓 '포시마크' 인수에 따른 부정적 의견이,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 논란이 불거지는 등 개별 이슈에 투자심리가 얼어붙기도 했다.

각가지 악재에 반도체주와 성장주가 크게 주춤한 사이, 2차전지 업종은 크게 부상했다. 대장주 LG엔솔은 상장 후 줄곧 '코스피 2인자' 자리를 수성하고 있고, 2차전지주인 삼성SDI도 급락장에서 선방하며 7위를 사수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생산 기업 LG화학은 지난해 말 9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주가가 오른 덕분이다. 

내년에도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하기에, 증시 반등은 요원하다는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침체 가능성이 계속 부상 중인 국면에서 경기 바닥을 논하기에 이르다는 점도 한국 주식시장 상대 수익률 개선 가능성을 당장 키우지 못하는 원인"이라며 "조정을 먼저 겪은 한국 주식시장이 미국 대비 덜 하락할 수는 있지만, 상대 수익률을 추세적으로 되돌리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점진적 회복을 이룰 것이란 예상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경기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기엔 그리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는 시스템적인 경기 침체인 '경착륙'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과 미국 인플레이션이 하향 안정을 보이고 있고, 공급망 불안도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 연구원은 "내년 주식시장은 1분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2분기 이후 변곡점을 가진 이후 하반기 경기 회복과 함께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최근 마이크론이 2~3분기부터는 실적 새너이 뚜렷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IT부문에 긍정적 흐름이 예측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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