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속 호황 누린 도시정비사업···'톱10' 수주고 1조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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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건설사 누적 수주액 42조원···1위 현대건설
건설 경기 위축에 대다수 사업장 수의계약 체결
10대 건설사 CI. (자료=각 사)
10대 건설사 CI. (자료=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연말을 앞두고 대부분 건설사가 수주 활동을 마무리했다. 올해 초부터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도시정비 수주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렸다. 특히 올해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곳이 많았다. 다만 건설 경기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무리한 출혈경쟁을 피하면서 대다수 사업장에서 수의계약으로 시공사가 선정되는 '무혈입성' 바람이 불었다. 

27일 서울파이낸스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들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을 취합해본 결과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약 42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28조원)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10대 건설사 모두 1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렸다. 이중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누적 수주액 1위는 현대건설로, 총 14건을 수주해 9조339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과 업계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롭게 썼다. 지난해 5조2741억원과 비교하면 1.7배 이상 수주액이 커졌다.

뒷심을 발휘해 7조원대 실적을 올린 GS건설은 업계 2위를 차지했다. GS건설은 올해 17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확보해 총 7조1476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8조100억원 이후 7년 만이다. 하반기 대어 '한남2구역'을 따낸 대우건설은 15건, 5조2763억원을 수주해, 세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도 3조8892억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으로, 창사 이래 최초 '5조 클럽' 입성이다. 

4위는 역대 처음 4조원을 넘겨 총 13건, 4조8943억원을 수주한 DL이앤씨였고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수주잔고를 쌓은 포스코건설은 4조5892억원을 수주하며 5위를 차지했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으로만 3조111억원(약 66%)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은 총 13건, 4조2620억원을 수주해 포스코건설에 아쉽게 5위를 내줬지만 수주액의 절반(2조3270억원)을 서울 사업지로 채우면서 약진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7건·2조1647억원) △삼성물산(5건·1조8686억원) △SK에코플랜트(9건·1조5207억원) △HDC현대산업개발(3건·1조307억원) 순이었다. 

특히, 올해는 건설사들이 출혈경쟁을 피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다수 사업장이 수의계약으로 시공사가 결정됐다. 실제로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한 재건축 및 재개발, 리모델링 등 전국 도시정비사업장 120곳 가운데 105곳이 단독 응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업계 1위'를 기록한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사업지 모두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으로 성사시켰다. GS건설 역시 최근 서울 송파 가락상아1차 재건축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 고금리 및 자금경색 등 문제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이전처럼 무리한 경쟁을 펼치지 않는 모습"이라며 "내년에도 건설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무리한 수주전 보다는 수의계약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평 10위권 밖 건설사 가운데 1조원 이상의 수주실적을 달성한 건설사는 쌍용건설과 코오롱글로벌 정도로 중견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은 저조했다.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선호 현상이 커진 데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에 안정적 사업 진행이 가능한 대형사에 대한 선호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기본적으로 조합 물량이 갖춰졌고 입지도 좋은 정비사업을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기가 안 좋을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권 교체 이후 기존 도심에 공급을 늘리겠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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