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 아이폰 12프로를 쓰고 있는 A씨. 최근 제품을 떨어트려 전면 액정이 깨지면서 사용이 어려워 집 근처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A씨는 보증기간도 끝나고, 따로 파손보험도 들지 않아 온전히 수리비를 내야했는데, 수리 비용이 무려 44만원 가까이 나왔다. 너무 비싼 수리비에 고민 후 집으로 돌아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애플 서비스센터별 수리비를 검색했다. 이를 통해 알게 된 공식 수리 비용은 37만8000원. 무려 7만원씩이나 차이가 났다.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 내에서도 수리비 산정이 제각각이었던 것이다. 애플이 지정한 공인서비스센터인 투바(Tuva)·유베이스(UBase)·앙츠(Antz)·위니아에이드는 애플스토어(서울 가로수길·여의도·명동·잠실)보다 서비스에 따라 최대 8만원 가량의 수리비를 더 받고 있었다.
그동한 서비스 센터 부족으로 사후서비스(AS) 관련 혹평을 들어온 애플은 소비자들 수리 접근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공인 서비스 센터를 지속 늘려왔다. 그러나 애플 '공인'이라는 이름 아래 소비자들은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수리비를 내야 했던 셈이다. 이런데도 애플코리아는 이에 대한 대책도 없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내 애플 공인 서비스 센터는 약 31개가 있다. 이 중 애플스토어 4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27곳에서 서비스를 받으면 소비자는 더 비싼 수리비를 지불해야 한다.
심지어 애플 스토어는 전국에서 서울밖에 없다. 지방에 살고 있는 일명 '앱등이'들은 제품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 비싼 수리비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애플은 해외에서는 '수리할 권리' 등을 논하며 셀프 수리 방안 등을 내놓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같은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
본보와 통화에서 A씨는 "공인 서비스센터라고 하니까, 당연히 가격이 똑같거나 오히려 더 쌀 것이라 예상했지, 더 비쌀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며 "대부분 소비자들은 폰이 고장나면, 인터넷에 검색해 가장 가까운 공인서비스센터 갈텐데, 이에 대해 제대로 된 공지조차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아이폰XS~13 시리즈를 쓰고 있는 애플 사용자들이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애플스토어에서는 7만9200원을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애플이 인증한 서비스 센터 유베이스·앙츠·위니아에이드는 8만9000원으로 1만원 가량 더 비싸다. 투바는 8만8000원으로 다른 곳보다 1000원 저렴하다. 오는 3월부터 가격이 오른다면, 애플스토어와 공인 서비스 센터 수리 비용 격차가 더 커진다.
이유는 제품 자체의 가격이 높을수록 애플 스토어와 공식 서비스센터 간 가격차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아이폰14 시리즈의 전면 디스플레이 수리비는 일반 모델 37만8000원, 플러스·프로 모델 44만910원, 프로 맥스 53만9100원으로 책정됐다. 아이폰 14 프로맥스 사용자가 향후 투바·유베이스·앙츠·위니아에이드 등에서 교체 할 경우 무려 60만3000~61만4000원까지 수리 비용을 내야할 수도 있다. 약 8만원 더 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애플코리아 측은 공식 인증 서비스센터에 정품을 제공하는 대신, 서비스 가격책정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의 경우 서비스센터가 모두 직영점이라 어느 지점에서라도 수리비는 동일하게 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