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승룡 기자]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가 우리나라 경제 '저성장 고착'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가 마치 토끼굴에 빠진 듯이 우리 경제가 어둡고 혼탁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대학 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 등 경제·경영 전문가 85명을 대상으로 '2023년 경제키워드 및 기업환경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가 우리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동의한 응답자가 76.2%에 달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를 나타내는 키워드로 '심연', '풍전등화', '첩첩산중', '사면초가' 등을 꼽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0∼1.5% 수준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1.5∼2.0%(25%), 0.5∼1.0%(23.8%) 등의 순이었다.
성장률 전망치 가중 평균은 1.25%다. 기획재정부(1.6%), 한국은행(1.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등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세계 경제성장률도 평균 2.22%로 국제통화기금(IMF)(2.7%), 대외경제정책연구원(2.4%) 등 일부 기관 전망치보다 낮았다.
올해 소비 및 투자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둔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90.5%, 96.4%에 달했다. 수출은 78.6%가 작년과 유사 또는 둔화를 예상했다.
올해 우리 경제 리스크로는 고금리(24.5%), 고물가·고원자재가(20.3%), 수출 둔화 및 무역적자(16.8%), 내수 침체(15.0%) 등을 꼽았다.
반도체 이후 우리나라 먹거리 산업은 배터리(21.2%), 바이오(18.8%), 모빌리티(16.5%), 인공지능(10.6%) 등의 순으로 응답됐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수지 적자 반전, 가계부채 누증, 재정건전성 악화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규제 개선, 차세대 기술개발 지원, 인력 양성 등 기초 체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