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올해 성장률 1.7% 밑돌 것···작년 4분기 역성장"
[일문일답] 이창용 "올해 성장률 1.7% 밑돌 것···작년 4분기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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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3명 최종금리 3.75%···다른 3명은 3.5%
금리 인하 논의 시기상조···"언제든 바뀔 수 있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작년 11월에는 1.7%로 전망했는데, 이후 발생한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작년 4분기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크다."

1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코로나 이슈, 반도체 경기 둔화, 이태원 사태 등으로 경제지표가 좀 나쁘게 나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올해 1분기는 재정 조기집행, 미국과 유럽의 성장전망 상향 조정, 중국 코로나 회복세 기대감 등으로 작년 4분기보단 나아질 것이다"며 "이를 두고 경기침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진단했다.

최종금리 역시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세 분은 최종금리로 3.5%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나머지 세 분은 3.75%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냈다"며 "다만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3개월 정도 내 기준금리의 정점이 얼마가 될지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내 제기되고 있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하고 있다는 분명한 확신이 있기 전에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이 총재는 "그간 과도한 규제와 세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입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런 것이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대규모로 부동산 대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DSR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의 일문일답]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최종금리 수준이 현재 어떻게 변화했는지 궁금하다. 또한 총재께서 생각할 때 현재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황인가?

△최종금리 정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금통위원들이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3개월 정도 내 기준금리의 정점이 얼마가 될지에 관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세 분은 최종금리를 3.5%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나머지 세 분은 3.75%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다.

다만 해당 견해는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 수준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정책 약속이 아니다. 전제 조건이 바뀌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11월에는 1.7%로 전망했는데, 이후 발생한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2주 뒤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하게 될 텐데, 중국 코로나 이슈, 반도체 경기 둔화, 이태원 사태 등으로 경제지표가 좀 나쁘게 나왔다.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다만 올해 1분기는 재정 조기집행, 미국과 유럽의 성장전망 상향 조정, 중국 코로나 회복세 기대감 등으로 작년 4분기보단 나아질 것이다. 이를 두고 경기침체 여부는 성급하다. 이는 전 세계의 공통적 현상이며, 다른 주요국 경기 침체 가능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다.

-사실상 이번을 끝으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부터 동결한다는 느낌을 준다.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도 나오는데, 앞서 강조한 물가 중심 정책기조와 배치되는 것이 아닌지?

△앞서 금통위원들 세 분은 3.75% 가능성도 열어 놓자고 했다. 이를 향후 금리동결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커졌음에도 금리를 올린 것은 아직도 물가가 5%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는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된다는 뜻이다.

다만 1~2월이 지나면 물가상승세가 5% 미만으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 가깝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 비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등을 동시에 고려할 때가 됐다. 금리인하 역시 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하는 확신이 있기 전에는 시기상조다.

-물가가 원하는 수준으로 내려왔다는 확신이 생겨야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연준 보다도 앞서서 금리인하를 할 수 있는지?

△과거 잭슨홀 미팅 후 제가 했던 "연준의 사이클보다 먼저 끝낼 수 없다"는 발언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 같다.

당시 미 연준이 잭슨홀 미팅 이후 금리를 굉장히 빠르게 올렸다. 그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금리인상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 해당 발언의 의미였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계속되고, 금리 격차가 커질 때 생길 수 있는 금융안정에 대한 걱정들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미국이 페이스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 상황을 보면서, 금리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금통위원분들이 상황에 따라 3.75% 올릴 수 있다는 말씀을 여러 번 했다. 그 상황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린다. 또한 한·미 금리차 역전폭을 어느 정도까지 적정하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물가를 가정한 경로, 미국의 금리 결정 방향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 또한 경제전망 정도, 유가, 주요국 금리, 중국 경제 흐름 등이 고려되며,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불확실성을 놓고 볼 때 지금 3.5%에 멈추고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견과, 좀 더 올리고 지켜보자는 의견이 있었다. 특정 하나의 이유만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한·미 금리 격차는 어느 정도가 바람직하냐는 문제는, 이론적으로도 금리차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래서 과거 경험이 얼마였다는 것은 참고가 될 뿐이다. 100bp면 위험하고 150bp면 아주 위험하다는 이론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에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 1.7%보다 낮을 거라고 보셨는데, 반대로 물가는 3.6%로 지난번 전망이랑 부합한다고 하셨다. 추가적인 설명을 좀 부탁드린다.

△경기 측면에서 물가가 낮아지는 면도 있고, 유가도 많이 떨어진 것도 있다. 반면 공공요금은 이번에 올라가는 측면도 있고, 중국 경제가 하반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유가는 전반적으로 올릴 수 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상쇄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 최근에 정부가 부동산 대출 등 규제를 많이 풀었다. 시장안정 목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빚내서 집 사라는 시그널이란 비판도 일고 있다. 총재님께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속도나 시점, 범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그간 과도한 규제와 세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입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것이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대규모로 부동산 대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또한 DSR도 남아있다.

물론 이러한 제도가 남아있어서,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또 부동산 대출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이런 규제로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시 정책을 통해 제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대출 감소세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결국 해당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고 다시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에 당국끼리 다시 모여서 논의해야 한다. 거시건전성 정책을 예전과 달리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 건가 심각하게 계획하고 집행해야 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했다. 그럼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4분기 데이터는 2주 뒤 발표되며, 올해 1분기는 아직은 답을 드리기 어렵다. 데이터를 더 봐야 한다.

4분기 경기가 나빠진 요인 중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중국 코로나 상황이 번졌을 때 사망자도 굉장히 늘어나고 굉장히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감염 환자 수는 굉장히 많은데, 사망자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숫자는 확 늘었지만, 12월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좀 나아지는 것 같다. 그게 하나 좋은 뉴스다.

두 번째는 미국과 유럽에서 노동시장이 굉장히 타이트함에도 임금상승률이 조금 떨어졌다. CPI도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이번 겨울이 굉장히 따뜻해서 가스 가격이 생각보다 올라갈 줄 알았는데, 많이 떨어졌다. 재고량이 소진이 안 돼서 내년 선재고를 확보한 효과도 있다. 역성장 전망이 조금 나아지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며칠 전 BIS 회의 분위기가 그렇다.

종합하면 1분기 수출도 굉장히 약할 거고 성장률이 예전에 비해서는 낮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역성장으로 연결되는 것은 두고 봐야 한다. 2월이 돼야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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