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차단' BNK 금융···차기 회장에 '내부 출신' 빈대인 (종합)
'외풍 차단' BNK 금융···차기 회장에 '내부 출신' 빈대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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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전 BNK부산은행장, 3월 임기 시작
모피아·올드보이 등장에 '낙하산' 논란도
관치기류 변화 조짐···우리금융에 영향 줄까
빈대인 차기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자와 BNK금융 사옥 (사진=BNK금융)
빈대인 차기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자와 BNK금융 사옥 (사진=BNK금융)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BNK금융지주가 내부 출신인 빈대인(62) 전 BNK부산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하면서 낙하산 논란을 잠재웠다. 회장 레이스 초반 관료 출신 모피아와 70대 올드보이의 등장으로 외풍의 희생양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으나, 낙하산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기 위해 내부 출신을 발탁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CEO) 유력설이 불거졌던 IBK기업은행에 이어 BNK금융에서도 내부 출신 수장이 탄생하면서 당국의 관치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내부 대 외부'의 대결이 예고되고 있는 우리금융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서도 내부 인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BNK금융지주는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빈 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확정했다. 빈 후보자는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회장에 오르게 된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 3년이다.

앞서 임추위는 김지완 전 회장의 중도사임에 따라 지난해 11월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서류심사 평가를 통해 1차 후보군으로 6명을 선정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평가를 진행해 3명의 2차 후보군을 꾸렸다.

2차 후보군에는 빈 후보자를 포함해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외부 출신인 김윤모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임추위는 이날 3명의 후보를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했으며 외부 자문기관의 평판조회 결과를 종합 고려해 빈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1960년생 부산 출신인 빈 후보자는 부산 동래원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성대학교에서 법학과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뒤 2013년 경영진으로 선임돼 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 신금융사업본부장 및 미래채널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7년 4월 부산은행장 경영공백에 따라 직무대행에 선임됐다. 그해 9월 은행장으로 선임됐으며 지난 2021년 3월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빈 후보자는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모바일 전문은행(썸뱅크)를 출시하는 등 디지털 금융과 글로벌 금융에 경영능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임추위도 빈 후보자에 대해 "업무 경험으로 축적된 금융 분야 전문성과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주도한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BNK 소속이 아니지만 33년간 부산은행에 몸담았던 사실상의 내부인으로서 김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을 인물로도 평가된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7일 임기를 5개월여 앞두고 조기 사임했다. 재임기간 동안 자녀가 근무하는 회사에 특혜 지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다.

빈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면 BNK금융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외풍·관치 논란도 상당 부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BNK금융은 김 전 회장 사임 후 계열사 CEO 등 내부 승계로만 회장직을 선임할 수 있었던 승계규정을 일부 변경, 외부 추천 인사까지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해 관치 논란을 불렀다. 이후 초기 후보군에 이팔성(78)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창록(73) 전 산업은행 총재, 이현철(57) 전 한국자금중개 사장 등 올드보이와 모피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다만, 금융당국으로선 최근 관치금융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외부 출신 CEO에 대한 BNK그룹 안팎의 반대까지 더해지는 상황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후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금융사는 특히 지역사회와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데, BNK의 경우 외부 출신 CEO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사회 반대가 굉장히 컸다"며 "그렇지 않아도 전임 회장이 중도 사퇴하면서 조직에 혼란이 있었는데, 불필요한 논란을 안고 가기에 당국도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국의 개입에서 자유롭지 않은 기업은행에 이어 BNK금융에서도 내부 출신 수장이 탄생하면서 다음달 초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는 우리금융에서도 내부 수장 탄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손태승 현 회장이 당국의 압박으로 연임을 포기하는듯한 모습이 연출된 터라 무리하게 외부 출신을 앉히기엔 당국으로서 부담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금융 회장 롱리스트에는 내부 출신 5명과 외부 출신 3명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등 5명이다.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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