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재명, 검찰 출석···"검사독재정권, 법치주의·헌정질서 파괴"
[전문] 이재명, 검찰 출석···"검사독재정권, 법치주의·헌정질서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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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것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출석 조사를 받은 지 18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법치주의 헌정질서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현장을 기억해 달라"면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이 정적 제거를 위해 국가권력을 사유화한 최악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이제 이 나라가 검사에 의한, 감사를 위한, 검사의 나라가 돼가고 있다"며 "권력자와 가까우면 어떤 죄도 면해주고 권력자의 대항하면 사법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순리와 진실의 힘을 믿는다"면서 "주어진 소명으로 무도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폭압에 맞서 당당하게 싸워 이기겠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맞춰 "이 대표가 검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진술서로 갈음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진술서 서문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 도중인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A4용지 33쪽 분량의 진술서 원본 전문을 공개했다.

[다음은 이재명 대표의 검찰 진술서 서문 전문]

이 사건은 기록으로 남을 것이므로 사건에 대한 진술에 앞서 저의 입장을 먼저 말씀드리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심장 없는 사람 없듯, 주권 없는 국가는 없습니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죽은 목숨이듯, 주권이 제 몫을 찾지 못하면 죽은 국가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으로부터 주권이 박탈되거나, 주권자를 부당하게 억압하면 민주공화국은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공권력, 즉 국민에게 명령 강제하는 국가권력은 당연히 이러해야 합니다.

첫째, 공권력 행사 특히 중립적이고 정의로워야 할 형사사법 권력 행사에서 편견과 사심을 끊어내야 합니다. 편견과 예단은 진실을 가리는 연기와 같아서 연기를 걷어내야 실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공권력 행사 주체가 타인에게 편견과 예단을 주는 행동을 하느냐 아니냐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둘째, 형사사법권은 오직 증거에 입각하여 행사되어야 합니다. 진실을 찾는 힘은 증거에서 나오는 것이지, 감각이나 추론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증거재판주의를 채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증거가 없음에도 여론을 동원해 혐의를 주장하는 것은 공권력의 비정상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셋째, 억압적 공권력 행사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오만을 견제해야 합니다. 공권력은 공동체 유지를 위해 구성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수사로 세상이나 제도를 바꾸려 하면 ‘검찰 파쇼’가 된다”라는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되새겨야 할 경구입니다.

모든 검사가 하는 취임 선서에는 이런 선언이 담겨 있습니다.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

형사사법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검사라면 이런 모습으로 평가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께서 작금의 상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우려하십니다.

“언론 뒤에 숨은 비겁한 검사,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 대통령 가족은 조사 않고 대통령 정적 제거에만 몰두하는 차갑고 불공정한 검사, 검찰 관계자들에게만 관대한 검사가 되고 있지 않는가?”

검찰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입니다.

검찰은 정치 아닌 수사를 해야 합니다.

법과 질서 유지에 최고의 권한과 책임을 가진 검찰이 권력자의 정적 제거를 위해 조작 수사에 나서는 것은 용서받지 못 할 일입니다.

검찰은 정치공작이 아닌 진실을 위한 공정 수사에 매진해야 합니다.

참나무숲인지 소나무 숲인지는 산에 올라 눈으로 보면 압니다.

소나무 숲을 못 보게 막고, 다람쥐가 물어온 도토리, 날려 와 쌓인 참나무의 잎과 가지를 모으고, 땅속에서 수백 년 전 참나무숲 시절의 흔적과 DNA를 찾아 참나무숲이라 선언한다 해도 참나무숲이 되지는 않습니다.

가짜뉴스와 조작 수사로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진실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엄청난 시간과 고통, 비용이 수반되겠지만 사필귀정할 것입니다.

순리와 진실의 힘을, 국민을 믿겠습니다.

역사와 대화하고, 소명을 되새기며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중립성을 잃고 이미 기소를 결정한 검찰은 진실과 사건 실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어떤 합리적 소명도 검찰의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고, 검찰은 이미 결정한 기소를 합리화하기 위해 진실을 숨기고, 사실을 왜곡하며, 저의 진술을 비틀고 거두절미하여 사건 조작에 악용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검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진술서로 갈음할 수밖에 없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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