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완화 기대감에···원·달러 환율, 9개월 만에 1220원대 마감
긴축완화 기대감에···원·달러 환율, 9개월 만에 1220원대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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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27.4원···3.9원↓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1220원대로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동력인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금리인상사이클의 종료 시점이 사정권에 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가매수가 유입된 데다,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어 하락폭이 제한된 모습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3.9원 내린 달러당 1227.4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2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4월 15일(1229.6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1.4원 내린 달러당 1229.9원에 개장해, 1230원대 진입과 이탈을 반복했다. 이후 추세적 하향세를 보이며 마감 직전 1227.1원까지 떨어졌다.

해당 하락세의 주재료는 올해 첫 미 FOMC를 앞두고 불거진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현지시간) 미 FOMC가 개최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참여자의 98.9%가 미 연준이 이번주 FOMC에서 정책금리를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절반 이상의 참여자가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을 4.75~5%로 전망하고 있으며, 41.2%는 오는 9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당 전망의 근거는 그간 긴축 동력으로 작용했던 물가상승률의 둔화다. 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6.5%까지 둔화됐다. 또한 12월 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도 5%로 전월(5.5%) 대비 0.5%포인트 둔화됐다.

반면 12월 가계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전월(-0.1%)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두달 연속 감소세다. 미 GDP의 2/3를 차지한 가계소비지출의 둔화는 본격적 경기 둔화에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가상승세가 꺾이고 있음에도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금리인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 결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됐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소폭 상승한 3만3978.08로 마감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0.25%, 0.95%씩 상승 마감했다.

아시아 통화 강세 역시 영향을 미쳤다. 먼저 역외 중국 위안화는 춘절 연휴를 거치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확산, 달러당 6.75위안선을 회복했다.

엔화 또한 달러당 129.49엔선까지 절상했다. 1월 도쿄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4.4%, 근원물가는 3%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4%, 2.9%)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변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환율 하락세는 일시적이라는 평이다. 이날 역내 저가매수 수요가 유입되며, 여러 차례 1230원을 재돌파했다. FOMC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변동폭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 달러 인덱스는 101.64선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101.77선까지 반등했다.

이에 대해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PCE 서비스물가 하락세가 에너지에만 집중됐다는 점은 연준이 여전히 매파적 태도를 고수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이는 달러에 지지력을 제공한다"며 "이날 환율 하락 압력 우위 속 환율이 1230원 하향 이탈했지만, 낙폭이 제한적이었다. FOMC전까지 1230원대 복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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