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우주헬스케어' 박차···오너 3세 직속 투자센터 마련
보령, '우주헬스케어' 박차···오너 3세 직속 투자센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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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사장 "새로운 기회 찾아 이익 창출력 키우기 집중"
최근 1년새 2년치 순이익 쏟아부어···자본여력 우려 시각도
김정균 보령홀딩스 신임 대표이사 (사진=보령홀딩스)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 사장 (사진=보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보령(옛 보령제약)의 오너 3세 김정균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신사업에 통큰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명까지 바꾸면서 공을 들이는 분야는 '우주 헬스케어'. 최근 1년 새엔 2년치 순이익을 미국의 우주 인프라 개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지난해 3월 보령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최고경영자(CEO) 레터를 내고 "회사가 이익을 늘려나가는 이유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미래 투자 재원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우주 공간을 구상하게 됐다"고 신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의 투자 의지는 대표 직속 부서 개편에서 드러난다. 그는 2021년까지 최고운영책임실이었던 대표 직속 부서를 이듬해 취임과 함께 글로벌투자센터로 바꿨다. "새로운 기회를 찾고, 투자해 이익 창출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글로벌투자센터를 통한 투자처 발굴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투자센터는 사내 첫 30대 임원으로 주목받은 김성진 최고전략책임자(전무)가 이끌고 있다. 1987년생 김 전무는 아이비엠(IBM) 경영 전략 컨설턴트, 에이티(AT)커니 이사를 지낸 뒤 지난해 보령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일명 우주 헬스케어 프로젝트인 '케어 인 스페이스'(CIS:Care In Space)를 2020년부터 준비해왔다. 그는 우주 헬스케어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거나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 스타트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엔 이 프로젝트 일환으로, CIS 챌린지를 열어 의료기기·진단·제약 스타트업 6곳을 선정하고 각각 10만달러(1억원)의 투자금을 전달했다. 

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과학관에 전시된 나사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인데버호 (사진=보령)
2022년12월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과학관에 전시된 나사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인데버호 (사진=보령)

액시엄 스페이스엔 두 차례에 걸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초 1000만달러(129억원)를 투자해 지분 0.40%를 확보한 뒤 연말 649억원에 주식 29만5980주를 추가 취득했다. 주식 취득 후 보령의 액시엄 스페이스 지분율은 2.7%다. 두 번에 걸친 투자 금액은 778억원으로, 보령의 2021년 당기순이익 431억원과 견줘 두 배에 조금 못미친다.

보령에 따르면 액시엄은 세계 첫 상업용 우주 정거장인 액시엄 스테이션을 건설 중이다. 이는 향후 10년 안에 해체될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할 수 있다. 액시엄은 2025년 말 첫번째 모듈을 쏘아올리고, 이후 3개 모듈을 추가해 지구 저궤도 상에서 독립 비행하는 우주 정거장을 완성할 계획이다. 보령은 액시엄이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각 국가 및 기업과 유인 우주인 사업, 연구 사업 수주를 맡고 있어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익을 거두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장기 투자인 데다 투자액이 자기자본보다 다소 큰 규모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런 점 때문에 무리한 투자라는 시각이 두드러진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주는 신약 개발에 우호적 환경이지만, 투자금 규모가 다소 크다고 판단한다"며 "투자액이 자기자본 대비 13.7%, 최근 자산총액 대비 7.8%로 다소 큰 규모다. 후속 투자 시 재무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현금을 본업과 무관하게 투자함에 따른 우려가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액시엄 스페이스에 투자한 금액은 오픈이노베이션의 목적으로, 필요에 따른 자금회수(엑시트)가 가능하며 시리즈C에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우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기업보다 리스크는 적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앞서 CEO 레터를 통해 "최우선 목표가 이익 창출력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우주라는, 새롭게 열리는 기회의 공간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것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공고히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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