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입 589억5천만달러로 2.6% 감소 그쳐, 석유 등 에너지 수입액 급증
[서울파이낸스 김승룡 기자] 1월 무역적자 규모가 127억 달러에 육박하며 역대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다. 이렇게 장기간 무역적자가 지속된 건 25년 여만에 처음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462억7000만 달러(56조9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16.6% 감소했다. 주력 수품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4% 이상 감소하는 등 수출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 비해 1월 수입액은 589억5000만 달러(72조6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1월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15조6000억원) 적자로, 기존 월간 최대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8월(94억3000만 달러) 수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처럼 큰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주력 품목의 수출이 감소한 데 비해 석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1월 수입액에서 석유, 가스, 석탄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57억9000만 달러로 전체의 26.8%를 차지했다. 이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월 에너지 평균 수입액(103억달러)을 50%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우리 경제의 주축인 수출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하다. 특히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60억 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월(108억 달러)에 비해 무려 44.5%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1월 반도체 수출 감소액(-48억달러)은 전체 수출 감소액의 52%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디스플레이(-36.0%), 철강(-25.9%), 석유화학(-25.0%) 등 반도체 외 주력 품목 수출도 감소했다. 이에 비해 선박(86.3%), 자동차(21.9%), 석유제품(12.2%), 배터리(9.9%) 등의 수출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봉쇄에 따라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중국 수출액이 31.4% 줄어들며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19.8%), 미국(-6.1%) 수출도 줄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고금리·고물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경제 리스크 확대 속 1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수출 감소와 대규모 에너지 수입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무역적자가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