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선임 불투명" 당국 압박에도···우리금융 차기 회장 양강구도 굳어지나
"CEO 선임 불투명" 당국 압박에도···우리금융 차기 회장 양강구도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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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심층 면접 진행, 후보 4명 PT 발표
당국 '객관성 지적'에···임추위, '신중 또 신중'
오는 3일 단독 후보 추천 예정···2중·2약 구도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해 관치·낙하산 논란이 여전한데다 금융 당국에서 객관성·투명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등 우리금융 회장 선출 절차를 비판하면서다.

차기 회장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진행 중인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강조되는 만큼, 합리적으로 최종 후보를 가려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2차 후보군(숏리스트)에 오른 4명의 후보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후보군은 이원덕(61) 우리은행장, 임종룡(63) 전 금융위원장, 신현석(62)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이동연(61) 전 우리FIS 사장 등이다.

이날 심층면접에선 임추위의 질의응답 없이 후보자들의 프레젠테이션(PT) 발표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추위는 오는 3일 면접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 한 명을 뽑을 계획이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막바지를 향해 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단독 후보를 가려내야 하는 임추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 모양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금융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며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이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관치 논란에 선을 긋는 것과 동시에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 대해 내놓은 문제의식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부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사진=서울파이낸스 DB)<br>
이원덕 우리은행장(왼쪽부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26일 보험사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회장 선출 절차의 객관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숏리스트 선정을 앞두고 기준은 무엇인지, 적정한 시간이 확보됐는지 등에 대해 걱정이 있다고 언급한 것.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자 사실상 우리금융 임추위에 객관적인 판단을 주문한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김 위원장도 이튿날 "주인이 없는 조직에서 CEO를 어떻게 선임하는 게 맞는지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며 "지금의 시스템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잇따라 나온 무게감 있는 발언들이 임추위가 단독 후보를 뽑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일단 임추위는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임추위가 숏리스트를 내부 출신 2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한 것은 당국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특히 두 차례 면접을 거치면서 객관성을 더하려고 하는 것 같다. 최종 후보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추가로 논의할 수도 있겠지만, 임추위 내부에서 잡음을 상당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출전은 사실상 이 행장과 임 전 위원장의 2강 구도로, 내부와 외부의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에서 미래전략단장, 경영기획그룹장,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거친 전략통으로,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을 잘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경제 부처의 요직을 두루 거친 임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장을,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을 지냈고,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맡은 경험도 있다. 외부 출신으로 과감한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그를 선호하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법인장과 이 전 사장도 우리금융에서 전문성을 키운 인물들이다. 신 법인장의 경우 우리은행 전략기획부 부장, 우리은행 경영기획단 상무,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우리피앤에스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이 전 사장은 여신업무센터 본부장, 연금신탁사업단 상무, 중소기업그룹 집행부행장, 개인그룹집행부행장,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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