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머니무브' 끝나나···저축은행도 5%대 예금금리 '실종'
'역머니무브' 끝나나···저축은행도 5%대 예금금리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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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3%·저축은행 4%···사라진 고금리 특판
당국 '엄포'에 은행 '수신경쟁' 완화 영향
연준, '속도조절' 시사···금리인상 요인 축소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한 달 만에 1%p(포인트)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 5%를 넘나들던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현재 4%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상호금융권에선 연 10%대 고금리 특판상품이 자취를 감추는 등 수신금리 하락세가 전 금융권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58%를 기록했다. 지난달 2일자 금리(연 5.36%)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금리가 0.78%p 떨어진 것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연 5.53%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10~11월 연 5%에 달하는 예금금리를 내놓은 시중은행들과 치열한 수신경쟁을 펼쳐야 했던 저축은행들은 금리가 최대 6% 중반에 달하는 예금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당시 OK저축은행이 'OK정기예금', 'OK안심정기예금' 등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연 6.5%로 높여 특별 판매했고, 다올저축은행이 'Fi 리볼빙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6.5%에 내놨다가 하루 만에 목표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하나·스마트·HB·OSB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소형 저축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6%대로 끌어올렸고, 대형 저축은행들도 기본 정기예금 금리를 연 5%대로 책정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예금금리는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이 기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음에도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업권에서 제공하는 예금상품 최고금리는 연 4.9%(HB저축은행·1년만기·서울지역)로 5%대 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수신경쟁을 펼치던 은행권 예금금리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해 10~11월 예금금리를 연 5%대까지 올렸는데, 이후 금융당국의 수신경쟁 자제령과 은행채 금리 안정 등의 영향으로 현재는 연 3%대까지 인하한 상황이다. 이날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0~3.73%를 기록했다.

저축은행들 입장에선 그동안 은행권에 고객을 빼앗기는 것을 막고자 똑같이 고금리 전략을 내세워야 했지만 현재는 금리인상 경쟁을 벌일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상호금융권은 지난해 10~11월 연 9~10% 고금리 특판경쟁을 펼치기도 했으나 현재 예금금리는 연 5%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금리 출혈경쟁에 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에도 수신경쟁 자제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업권인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내리는 추세라 무리하게 금리를 높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금융권 예·적금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5.17%를 기록했다.

전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는 수신금리 하락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지난해와 달리 채권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돼 시급하게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전 금융권이 이미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터라 건전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수신경쟁을 자제할 필요도 커졌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은행들이 시중자금을 모두 빨아들였던 터라 저축은행들이 무리해 금리를 올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날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서기도 했고,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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