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2조 급증···레인보우로보틱스, 171% '최다 상승'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는 침체 양상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코스피 지수가 10% 가까이 오르는 '1월 효과'를 시현했다. 이 기간 상장사 10곳 중 8곳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가하면서 주식시장 시총은 190조원 가까이 불어났고, 상위주 전반적으로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시총 '1조 클럽' 상장사도 한 달 새 17곳이 늘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1월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주식 종목은 우선주 등을 제외한 2564곳이고, 올 초와 말일 시가총액과 주가 변동 현황 등을 한국거래소 자료를 참고해 분석이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상장사의 1월 말 전체 시가총액은 220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초(2016조원)와 비교해 9.5%(189조원) 불어난 수준이다. 이 중 최근 한 달 새 시총이 상승한 종목은 2196곳(85.6%)에 달했다. 이 기간 시총 규모가 1조 원 넘게 증가한 곳도 20곳으로 파악됐다.
시총 '1조 클럽'에 진입한 상장사는 246곳으로 집계됐다. 월초 대비 17곳 늘었다. 여기서 국내 증시 '투톱'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총이 10조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월초 331조3229억원에서 월말 364조1567억원으로 32조8338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도 104조3640억원에서 121조9140억원으로 17조5500억원 늘었다.
이외 △SK하이닉스(9조 3185억원) △LG화학(6조 710억원) △삼성SDI(5조 7075억원) △카카오(3조 8759억 원) △네이버(3조 7731억원) △신한지주(3조 6887억원) △KB금융(3조 3938억원↑) △포스코케미칼(2조 5175억원) 등 시총 상위주의 증가세가 주로 두드러졌다.
이 기간 시총 '톱 100'에 3곳이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월 초 106위(2조 6649억원)에서 1월 말 78위(4조 1253억 원)로 28계단이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104위(2조 7730억 원)에서 98위(3조 1016억 원), 현대오토에버는 108위(2조 6299억 원)에서 100위(3조 714억 원)로 전진했다.
시총 1조원대에 진입한 상장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레인보우로보틱스로 조사됐다. 이 종목의 최근 한 달간 시총 증가율은 171.3%에 달했다. 올 초만 해도 5471억원에 불과했지만, 월말 1조4843억원으로 단숨에 1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협동로봇 제조사로 각광받은 데다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점이 상승에 주효했다.
다수의 상장사가 올 초 뚜렷한 주가 상승률을 시현했지만, 크게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회복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초 상위 10곳의 시총 합은 930조6394억원이었지만, 올 초 652조2362억원으로 278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해 초 시총 28조819억원으로 10위권에 포함됐던 카카오뱅크는 올 초 11조5128억원으로 59% 급감했다. 카카오(-54%)와 네이버(-52.3%)도 반토막 이상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41.1%) △삼성전자(-29.4%) △기아(-25.5%) △현대차(-25.4%) 순으로 시총 외형이 1년 새 20% 넘게 줄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총 외형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난해 초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시총이 지속 성장세를 이어갈지 여부는 4~5월 경 주가 흐름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