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경계감 해소···환율 장중 1210원대·10개월 만에 최저치
FOMC 경계감 해소···환율 장중 1210원대·10개월 만에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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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20.3원 마감···전일比 11.0원↓
완화적 스탠스에 위험선호심리 회복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20.3원으로 마감하며, 약 10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예상보다 완화적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인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연준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그 결과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위험선호심리는 부활했다. 길고 길었던 긴축의 끝이 보인다는 평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1.0원 내린 달러당 1220.3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4월 7일(종가 기준 1219.5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11.3원 내린 달러당 1220.0원에 개장해, 오전 10시 10분경 1216.4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1210원대에 진입한 것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1217~1220원 사이를 등락하던 환율은 1220.3원에 최종 마감했다.

원화 가치가 이날 상승한 이유는 연준의 완화적 기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07년 9월(4.5~4.75%)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택한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줄인데 이어 이날 '베이비 스텝'(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긴축 속도조절에 나섰다. 이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둔화된 데다, 민간소비가 위축되는 등 경기침체 징후들이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연준의 정책기조다. 앞서 시장은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편으로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됐지만,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이 제한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준이 섣불리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메시지를 던질 경우 한풀 꺾였던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시장의 '피벗'(정책선회) 기대감을 일축하는 매파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연설에서 "물가가 하락추세에 있음을 확신하기까지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이번 FOMC에서 제약적 수준을 이어가기 위해 두어 번 더 추가적 금리 인상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연설은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물가상승세의 둔화가 시작됐다"고 발언,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 또한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음에도, 추가 인상의 정도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해당 연설을 놓고 외신과 주요 투자은행들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비둘기적(dovish)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다음달 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과, 하반기 중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그 결과 전일 101.7선에 머물던 달러인덱스가 100대로 추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1063%로 전일 대비 2.26%, 10년물 금리도 3.4166%로 2.57%나 하락했다.

위험선호심리도 회복됐다. 전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02% 상승한 3만4092.96으로 마감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19.21로 전장 대비 1.05%나 반등했으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1만1816.32로 2%나 상승 마감했다.

주요국 통화 역시 일제히 반등했다. 유로화는 전일 유로당 1.0896달러에서 현재 1.1달러선까지 올라왔으며, 파운드화도 파운드당 1.229달러에서 1.238달러 선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위안화는 달러당 6.7147위안, 엔화는 128.6엔선까지 절상했다.

이 같은 달러와 약세 및 주요국 통화 강세 흐름, 위험선호심리 회복 등이 원화 절상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금융여건 완화에 파월 의장이 날이 선 비판을 내놓지 않았고, 앞으로 2회 금리인상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자 위험자산 랠리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매파적 FOMC 결과를 예상하던 일부 역외 강달러 배팅이 손절성 롱스탑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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