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4~5%대 이자수익' 신종자본증권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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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수요예측서 7850억원 몰려···'월이자지급' 매력
신한·KB 등도 완판···전문가 "'고금리 안전 투자처'로 부상"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올해 금융지주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치른 수요예측에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들도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 투자로 몰리는 분위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1일 진행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7850억원이 몰렸다. 이는 신고금액인 21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우리금융은 최대 발행 가능 금액인 3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이 제시한 금리밴드는 4.70~5.60%로, 최종 발행금리는 이보다 더 낮게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10일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은행이나 기업들이 주로 자본확충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것으로,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띠어 '하이브리드채권'으로도 불린다.

투자금을 돌려받는 순위가 후순위채보다 뒤쪽이어서 비교적 높은 금리로 발행되는 게 특징이다. 금융 당국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원금을 잃을 위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낮은데다 높은 금리를 준다는 점이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흥행엔 '월이자지급' 방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자 지급 주기를 짧게 해 투자 매력을 키운 것인데, 통상 3개월마다 입금되던 이자가 매달 들어오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 쏠쏠하게 여겨진다는 평이다.

우리금융뿐만 아니라 최근 금융지주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달 17일 진행한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2700억원의 3배를 웃도는 8500억원의 유효수요를 받으면서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5년 콜옵션물의 이율은 5.14%로 확정했다.

KB금융 역시 최근 총 6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지난달 26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년 콜옵션물은 모집액 3550억원의 2배를 웃도는 8100억원, 500억원을 모집하는 7년 콜옵션물은 134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렸다. 발행금리는 5년물의 경우 희망금리밴드 최하단인 4.90%, 7년물 또한 하단인 5.03%로 각각 결정됐다.

업계에선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인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신종자본증권이 '고금리 안전 투자처'로 꼽히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1년 만기)는 연 3.50~3.73%다. 이렇다 보니 자산가들의 자금관리를 담당하는 은행권 프라이빗뱅커(PB)들도 고객에게 올해 매력적인 투자처로 신종자본증권을 추천하는 추세다.

양승현 하나은행 압구정금융센터 VIP PB 팀장은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5년 확정 금리로 4% 후반 정도가 나온다"면서 "고정금리를 길게 누릴 수 있다는 효과 때문에 여유 자금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발행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정기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매력 상품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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