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구조조정' 논란에 "조직 효율화···퇴직압박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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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직원들, 블라인드에 '불안감' 호소글 올려
사 측 "9개본부 5개 축소, 일부 인원조정 발생"
CJ ENM 센터 전경. (사진=CJ ENM)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구창근 CJ ENM 대표의 조직 개편에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CJ ENM 측은 조직 개편에 따라 일부 인원 조정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27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 ENM은 기존 9개 사업본부를 △영화·드라마 △교양·예능 △음악 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 등 5개 사업본부로 재편했다. 또 의사결정 조직체계 역시 기존 팀장·국장·사업부장·사업본부장 4단계에서 국장 직급을 없앤 3단계로 축소했다.

CJ ENM 내부에서는 이러한 조직 개편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인사에서 해당 부서 팀장에게 인력 20%를 줄이라고 전달했고, 부서 팀장이 고과·다면평가·실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맛대로 조정 대상자를 지정했다"며 "퇴직 대가로 근속연수의 60%에 해당하는 급여, 3개월 급여와 퇴직금 등을 얹어주겠다고 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또 사측이 퇴직을 압박했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의 과정일 뿐, 퇴직 압박은 물론 인위적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핵심기능 중심으로 사업본부를 개편했다"며 "조직개편에 따라 일부 인원 조정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차원에서 특정 수의 인원을 콕 집어 잘라내야 한다고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CJ ENM의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음에도 콘텐츠 제작비 증가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CJ ENM의 지난해 매출은 4조7922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34.9%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감소했고,  순손실 165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매출이 증가했지만, 콘텐츠 제작비가 덩달아 오르며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회사 부채도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CJ ENM의 부채 총액은 5조9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59.5%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 총액을 나타내는 '부채 비율'(연결 기준)은 약 137%로 전년 89% 대비 약 48%포인트 급증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CJ그룹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구창근 전 CJ올리브영 대표를 지난해 11월 CJ ENM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구 대표가 CJ ENM 대표로 취임한 후 첫 인사 조정이다.

구 대표는 지난 2017년 CJ푸드빌 재직 당시 투썸플레이스를 물적 분할한 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한 경력이 있다. 2019년에는 CJ올리브영 대표를 맡아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중국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9일 CJ ENM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과거 CJ ENM 사업은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 독보적 경쟁력에도 일부 사업적 부실이나 조직, 비용 관리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조직 및 비용 관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자원 투입 역시 수익 관점에서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CJ ENM 내부 불만이 고조되자 구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CJ ENM 상암센터에서 엔터테인먼트 부문과 자회사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첫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구 대표는 "책임 경영,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내 변화는 불가피하다.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조직 개편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CJ ENM 관계자는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중심의 시청 형태 변화와 방송 광고 시장의 침체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연초부터 조직개편과 비상 경영을 시행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투자 계획 재검토는 물론 그간 불필요한 자원이나 업무는 없었는지 사업 운영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비생산적 업무를 줄이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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