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SVB 사태에 피벗 기대감 '모락모락'···美 CPI '주목'
[주간환율전망] SVB 사태에 피벗 기대감 '모락모락'···美 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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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지수 103.7대로 하락···미 국채 5.83%↓
美연준, 이달 25bp 인상 '유력'···올해 최종금리 5~5.25%
이번주 1290~1360원 전망···美 CPI·PPI, SVB 여파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국 SVB(Silicon Valley Bank) 사태에 외환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무너지자 달러 가치도 크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장초반 전거래일 종가 대비 10원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단기변수도 크다. 이번주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라는 대규모 이벤트를 앞뒀기 때문이다. 또한 SVB 사태에 따라 확산된 신용위기 우려는 외국인 자금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13~17일)은 높은 변동성에 1290~1360원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7.2원 내린 달러당 1317.0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10시8분 기준 1313.1원까지 하락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핵심 요소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배팅 부활과 확대된 단기 변동성이다.

먼저 고용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됐다. 지난 10일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31만1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22만5000명)를 크게 상회한다.

반면 2월 실업률은 3.6%로 전망치(3.4%)를 상회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4%, 전년 동기 대비 4.62%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0.4%, 4.8%)를 모두 하회했다.

통상 높은 고용률은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며,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연설의 주재료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임금상승 속도가 둔화된 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2월 미 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6%로 전월(6.4%) 대비 완화됐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발생한 SVB 파산사태도 변수다. 그간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을 지탱한 것은 견조한 경제상황이지만, 이번 사태로 통화긴축에 의한 부작용이 가시화된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물가 안정이 연준의 최우선 과제였지만, SVB 파산사태에 이어 '제2, 제3의 SVB 사태'가 이어질 경우 미국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의 85.6%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대비 25.8%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시장참여자 71.4%는 5~5.25%(5월)를 연준의 최종금리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이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70%에 달했으며, 최종금리 전망도 5.75~6%였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준 긴축 동력이 소실된 셈이다.

해당 전망대로면 연준은 3·5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 후 금리 인상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시장참여자 34.1%는 올해 11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이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70%에 달했으며, 최종금리 전망도 5.75~6%였음을 감안하면, 피벗(정책전환)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그 결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말 4.5862%로 전장 대비 5.83%나 폭락했다. 10년물 금리도 3.6987%로 5.24% 하락했으며,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5.8선에서 현재 103.7선까지 하락했다.

주요국 통화도 강세를 보였다. 먼저 엔화의 경우 SVB 사태로 인한 달러 약세로 달러당 134.49엔까지 절상했다. 다만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출구전략 논의는 섣부르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외험회피 심리로 강세를 보였으나, 향후 금융시장 안정화에 따라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중국 위안화도 전일 달러당 6.98위안선에서 6.9위안선까지 하락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실망감과, 최근 미-중 갈등 격화 우려감이 반영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 변동성이 높은 만큼 환율이 재반등할 가능성도 높다. 먼저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다. 현재 시장은 2월 미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발표를 앞둔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또한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해당 지표가 전망치 이상의 상승세를 보일 경우 연준이 또다시 긴축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SVB 사태로 인한 글로벌 리스크 회피 흐름도 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 3대지수는 1.07~176%나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순매도(369억원) 탓에 전장보다 0.55% 하락한 2382.26를 기록했다. 이같은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SVB 사태로 인한 글로벌 리스크 오프 분위기와 연준의 피벗 가능성에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해당 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이번주 CPI와 PPI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이에 이번주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1290~1360원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290~135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3월 FOMC 전 2월 미국 CPI, PPI 발표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노동시장은 전월 대비 완화됐지만 여전히 과열됐다. 물가상승률의 둔화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유의해야한다.

오는 1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회의와 23일 FOMC 등 향후 2주간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달러화가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 : 1300~1330원

현재 각종 지표나 이벤트로 인해 외환시장 내 방향성이 상충되고 있다. SVB 사태로 인해 3월 FOMC 인상 가능성은 억제됐지만,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확산되며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증시도 약세로 전환했다.

이번주 발표를 앞둔 물가지표는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이달 CPI 상승률은 일정 수준 이상의 둔화세가 예상되며, 그 정도가 예상보다 강하냐 약하냐 차이다. 물가가 예상을 크게 이탈하지 않는다면 큰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00~136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경계감 속에 등락할 전망이지만, 하락요인보다 상승요인이 큰 시장 여건이다.

2월 고용지표는 시장에 안도감을 줬지만 이번주 발표되는 2월 CPI와 SVB 파장은 달러화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SVB 사태로 인해 2월 CPI가 높아도 미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SVB 사태 확산 시 신용위기 우려감 증폭으로 달러 강세 압력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당분간 외환시장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 특히 미국 외 지역으로 확산될지 당분간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낙수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미-중간 갈등 격화가 한-중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도 원화에는 부담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단체관광 허용국가를 대폭 늘리면서도 한국을 제외한 것은 한-중 갈등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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