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발 긴축 완화 기대감에···원달러 환율 22.4원 급락
SVB 사태발 긴축 완화 기대감에···원달러 환율 22.4원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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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8원 마감···달러 인덱스 103.565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01원대로 떨어졌다. 고용지표 완화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사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동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된 가운데, 시장은 기존 매파적 베팅을 되돌리고 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22.4원 내린 달러당 1301.8원에 마감했다. 이는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지난 1월 9일(1243.5원, 25.1원↓)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7.2원 내린 달러당 1317.0원에 개장해 오전 9시 12분경 1310.1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1310원대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11시경 1318.1원까지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했다. 장마감 직전 1298.3원까지 하락했던 환율은 1301원에서 최종 마감했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재료는 SVB 사태로 인한 통화완화 가능성이다.

지난주 미국 16위 은행 SVB가 파산한데다, 시그니처은행 역시 폐쇄되며 금융위기 가능성이 부상했다. SVB 파산의 배경으로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꼽힌다. 특히 연준이 강조해온 '긴축을 감당할 체력'이라는 전제가 흔들린 셈이다.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의 94.5%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대비 34.7%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다. 기존 유력시되던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은 소멸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장참여자 72.4%는 5~5.25%(5월)를 연준의 최종금리로 보고 있으며, 올해 11월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주 최종금리로 5.75~6%를 제시하고 연내 금리인하를 부정하던 것과 사뭇 달라진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에 지난주 말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5862%로 5.83%나 하락했으며, 달러 인덱스는 105.8선에서 현재 103.565선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16일 이후 약 한달만에 최저 수준이다.

약화된 고용지표도 영향을 미쳤다.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31만1000명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22만5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2월 실업률은 3.6%로 전망치(3.4%)를 상회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월 대비 0.24%, 전년 동기 대비 4.62%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0.4%, 4.8%)를 모두 하회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임금상승 속도가 둔화됐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월(6.4%) 대비 둔화된 상승폭이다.

이 같은 달러 약세 등에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역시 순매수 전환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10.6으로 전장 대비 0.67%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18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0.04% 상승한 788.89로 거래를 마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번 비농업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이 저점을 탈피해 반등했으며, 시간당 임금이 하락했다"며 "그 결과 연준의 긴축 근거가 약화됐으며, 최종금리 수준은 기존 5.6%에서 5.1%로 하락했다. 나아가 SVB 사태는 시장으로 하여금, 중소은행들을 지키기 위한 연준의 NO-QE(양적완화), 혹은 금리인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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