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우발채무 95조 중 '위험군' 5조···대응 가능한 수준"
"건설사 우발채무 95조 중 '위험군' 5조···대응 가능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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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건설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비교 분석 세미나
나이스신용평가 "롯데·태영 채무부담 큰 데 위험 완화"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DB)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건설회사들의 우발채무 규모가 보유 현금보다 과도하지만 현재 사업장의 질적 구성이나 자금조달현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위험으로 확대될 채무에 대한 대응 여력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홍세진 나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건설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 범위 비교분석 세미나'에서 "우발채무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각각 다르므로 건설사에 미치는 실질적 부담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발채무를 신용공여 형태·사업 단계 및 종류 등 세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회사로부터 회사채 또는 기업어음 유효등급을 받은 건설사 11곳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9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건설사의 연대보증과 채무 인수, 자금 보충 등 신용보강이 제공된 우발채무로 실질적인 사업 위험성이 있는 '요주의 우발채무'는 20조원 수준이다. 요주의 우발채무 중에서도 미분양위험이 높은 지역의 브릿지론과 분양률이 70% 이하 사업장의 본 PF 우발채무 등 위험 현실화 가능성이 큰 '위험군 우발채무'는 5조원으로 파악됐다.

회사별로 보면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의 위험군 우발채무 부담이 두드러졌다. 롯데건설의 위험군 우발채무는 1조6000억원으로 현금 유동성이 68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컸다. 태영건설의 경우 위험군 우발채무는 5600억원이지만 현금 유동성은 1400억원에 그쳤다.

홍 수석연구원은 "11개 건설사의 현금 유동성이 총 12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위험군 우발채무에 대한 건설산업의 전체적인 대응력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에 대해서는 채무 부담이 크다면서도 "계열사 지원, 금융사와의 투자협약 체결 등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 우발채무 만기 연장 등을 통해 단기적인 위험을 완화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미분양 위험지역 확대 등의 영향으로 위험군 우발채무 규모가 총 20조원까지 증가할 우려가 있고,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할 경우 현금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 자체 차입금, 공사비 선투입 부담, 우발채무 부담 확대 여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홍 수석연구원은 "재무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현 상황에서는 현금 유동성 및 재무 여력 확보 수준이 건설사 대응력의 핵심 요소"라며 "현금 유동성 등이 충분하지 못한 건설사는 업황 침체 장기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고, 이는 신용도 저하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국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이끌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 수석연구원은 "그간 주택 가격 급락의 주요 사유가 급격한 금리 인상이었던 만큼 (이번 사태로)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해진다면 국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등 관리 실패가 확산하면 미국과 전 세계의 금융 불안정이 가증돼 경기 둔화가 급격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 경우 국내 주택시장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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