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순이익 반토막에도 CEO는 두둑이 배 채웠다 
건설사 순이익 반토막에도 CEO는 두둑이 배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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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2.8% 증가한 GS건설 임병용 상여 170% 상승 '연봉킹'
'순익 감소' 포스코 한성희·현대 윤영준·DL 마창민 상여 2~4배↑
(사진 왼쪽부터)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침체, 원가 인상 등 어려운 여건으로 대부분 건설사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들은 최대 75%까지 인상된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성과급만 최대 4배나 인상된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건설사들의 당기순이익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은 성과급이 두 배에서 많게는 네 배 수준으로 올라 높은 연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CEO는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으로, 지난해 연봉은 32억7800만원이었다. 특히 전년과 비교하면 작년 연봉은 61.7% 증가했는데 성과급에 해당하는 상여만 18억4500만원으로 170.5%,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GS건설의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이하 순이익)이 44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단순 수치로만 계산하면 순이익의 0.74%를 연봉으로 받았다. 

GS건설에 이어 순이익 대비 높은 비율의 보수를 받은 CEO는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포스코건설은 작년 순이익이 707억원으로 전년(2875억)보다 약 40% 감소했지만, 순이익 대비 0.60%의 보수를 수령했다. 순이익이 사실상 반토막 가까이 났음에도 한 사장의 성과급은 두 배(2억1700만원→4억7700만원)가량 올라 총 10억31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연봉 10억원 CEO’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수주 실적을 거뒀지만 순이익 감소는 막지 못한 현대건설의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은 17억91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작년 순이익은 4708억원으로 전년(5543억원) 대비 15% 감소했는데, 이 순이익의 0.38%을 받았다. 특히 윤 사장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전년(2억원) 대비 279.5%, 네 배 가까이 오른 7억59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순이익(4315억5786만원)의 0.24%인 10억6300억원을 수령했다. 회사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32.1% 감소했지만 연봉에 2021년 따로 없었던 상여 2억9200만원이 포함되면서 75.7% 오른 보수를 받았다. 집계한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연봉이 인상됐다.

2021년 5억원 이하의 연봉을 받았던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작년 5억8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급여 3억5400만원에 상여 1억5200만원이 포함됐다. 대우건설의 경우 작년 순이익이 5080억원으로 전년(4849억원)보다 올랐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13억26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상여로 6억89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 4억9000만원보다  40.6% 증가한 금액이다. 사업부문이 나눠진 삼성물산의 경우 공용 처리 비용 등 이유로 건설부문 순이익을 별도 집계하지 않지만 건설부문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증가했고, 영업이익 규모도 2배 이상 늘었다. 전사의 순이익은 2조5449억원으로, 전년(1조8290억원) 대비 39.1% 증가했다.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에 건설사 순이익 뿐 아니라 영업이익 등 수익이 급격히 하락한 가운데 업계 내에선 직원 성과급에 실적 악화가 반영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성과급이 축소되거나 지급 일정이 밀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과 대우건설을 제외한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건설사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14%에서 많게는 92% 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가 싸늘한 가운데 건설사 CEO들만 두둑한 성과급을 챙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CEO 보수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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