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중간요금제 "통신비 절감효과 無" vs "고가 이용자 혜택"
SKT 중간요금제 "통신비 절감효과 無" vs "고가 이용자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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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일부 연령·고가 요금제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집중한 반쪽자리 요금제"
고가 요금제-중간 요금제 간 단가 차이 커···데이터 사용량 많아지면 통신비 부담 늘 수도
SKT 5G 요금제 및 LTE 요금제 데이터당 단가 비교. (사진=참여연대)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SK텔레콤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제일 먼저 5G 중간요금제를 신설한 가운데, 이 요금제가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 23일 △만 34세 이하 고객 위한 '0 청년 요금제'(6월) △만 65세 이상 고객을 위한 '5G 시니어 요금제(3월) △고객이 옵션을 선택하는 '5G 맞춤형 요금제'(5월) 등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중 5G 맞춤형 요금제는 월 5만9000원의 베이직플러스(24GB)를 기본으로 △13GB(3000원) △30GB(5000원) △50GB(7000원) △75GB(9000원) 총 4종의 데이터를 추가 구매할 수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SKT가 제출한 5G 이용약관을 수리하며 "연령별·구간별 이용자 특성에 맞는 요금제가 다수 출시돼 이용자들의 요금제 선택권이 크게 확대됐다"며 "최근 고물가로 시름하는 국민 통신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요금제가 통신비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을 통해 "SKT가 출시한 이번 요금제는 일부 연령·고가 요금제 이용자들에 혜택을 집중해 본인들 이익만을 극대화한 반쪽짜리 요금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요금제 출시의 기준이 된 5G 맞춤형 요금제에 대해 "베이직플러스 요금제와 베이직요금제(월4만9000원·8GB)의 데이터 당 단가가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조정이나 대책 없이 중간요금제 구간을 추가함으로써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지 의문"이라고 참여연대 측은 주장했다.

SKT가 제공하는 베이직플러스의 1GB당 데이터 단가는 2458원, 베이직 요금제의 단가가 1GB당 6125원이다. 이는 기존 고가 요금제인 '5GX 레귤러플러스'(월 7만9000원·250GB, 1GB당 316원)와 '5GX 레귤러'(월 6만9000원·110GB, 1GB당 627원)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기본료를 데이터 양과 함께 줄인 것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차원이지, 큰 절감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며 "새로 출시되는 요금의 데이터 당 단가는 기존 고가 요금제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계획적 소비가 힘든 통신비 특성 상 낮은 요금제를 선택한 후, 사용량이 많아지면 오히려 더 많은 통신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참여연대는 맞춤형 요금제와 함께 출시 계획을 밝힌 시니어요금제와 청년 요금제에 대해서도 "당장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결국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편성 원칙을 해치고 특정 연령대에 속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의 요금 부담은 고착화시키는 것은 물론 요금제 구조와 조건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어 현장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중간요금제 출시보다 대다수 국민이 공평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 요금제'를 출시가 시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는 "SKT가 지난 10년간 망 투자비, 마케팅비, 인건비 등을 모두 회수하고도 10조원의 초과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여전히 국민 절반이 이용 중인 LTE 요금제의 대폭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 과정에서 LTE 서비스와 5G 중저가 요금제 차별행위에 대한 고려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SKT 측은 "데이터 구매량이 많은 고가 요금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저가·중간요금제 이용자들에 대한 요금 차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SKT 관계자는 "요금제를 종량형으로 이용하게 되면 데이터를 쓰는 만큼 요금이 계속 늘어나게 되는데, 이에 따른 데이터 부담을 방지하기 위해 정액 요금제를 출시하고, 많은 데이터를 구매할수록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가 요금제일수록 비싼 요금을 낸다며 무조건 단가를 낮추라고 하는 것은 통신사 입장에서도 무리가 있는 주장"이라며 "이번 중간요금제 출시는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요금 인하를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명동 SK텔레콤 매장에서 한 시민이 직원과 요금제를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SK텔레콤 매장에서 한 시민이 직원과 요금제를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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