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건설' 떼고 '에코' 단 포스코이앤씨, 친환경 통해 활로 찾나
[초점] '건설' 떼고 '에코' 단 포스코이앤씨, 친환경 통해 활로 찾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사업 '친환경' 낙점···건설 치중한 사업모델 전환 필요
"주요국 ESG 공시 의무화로, 본격 이슈화 전망···리스크 대응해야"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포스코건설이 '건설' 꼬리표를 떼고 '포스코이앤씨(POSCO E&C)'로 사명을 변경했다. 기존의 '건설' 산업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조치다. 경기 하락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이 하락한 포스코건설이 절치부심해 갈아끼운 새 간판이 회사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창립30주년을 맞는 포스코건설은 최근 친환경 미래 신성장 기업으로의 의지를 담아 '포스코이앤씨(POSCO Eco&Challenge)'로 사명을 변경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엔지니어링과 건설(Engineering&Construction)의 약자로 사명에 'E&C'를 넣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친환경과 도전(Eco&Challenge)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명은 기존 건설을 뛰어넘어 친환경 건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의지가 담겨 있다"면서 "또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그린 라이프 위드 더샵(Green Life With The Sharp)'의 이미지도 반영해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 경기 악화로 회사 수익성이 악화하고 장기불황 전망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동력사업 발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조4352억원으로 전년(8조1986억원) 대비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086억원, 1707억원으로 각각 30%, 40% 하락했다. 

방점은 '친환경 신사업'에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사업 계획 목록에 친환경 신사업을 가장 위로 올렸다. 주요 신사업 중 하나인 모듈러 사업의 경우 이미 20여년 전부터 일부 건축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등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초 모듈러 공동주택 '청담MUTO'를 비롯해 SH 가양 라이품, 평창동계올림픽 호텔, LH 옹진백령 공공주택 등 다수의 모듈러 주택 실적을 보유했다. 그린수소,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도 포항·광양제철소 내 수소추출설비 건설, 해상풍력 부유체 구조물 기본설계 인증 취득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저탄소 철강 분야 수소환원체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그린 라이프(Green Life) 주거모델을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호 등기, 상표권 출원, 사옥·공장 간판 교체에만 많게는 수천억원 비용이 드는 사명 변경 카드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친환경 신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전체 매출의 절반이 주택 등 건축 사업에 집중돼 있다. 친환경 사업이 포함된 플랜트·인프라 부문 역시 대형 토목공사, 가스·화력 발전 등 전통적인 사업영역의 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일찌감치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나선 다른 대형사와 비교해 후발주자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앞서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이미 2020년부터 친환경 사업을 주목해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나섰고 2년 전인 2021년 사명 변경을 통해 친환경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친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부문의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 체질 개선에 나섰고 2020년 환경시설관리(EMC)를 인수를 시작으로 3년여간 14곳의 업체 인수합병(M&A) 및 투자 확대 등 사업 보폭을 넓혔다. 

업계 내에선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고 평가되지만 성과는 더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는 총 4조894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환경, 에너지 사업은 각각 5257억원, 3080억원으로 매출액 비중은 10.7%, 6.3%에 그쳤다. 전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에 발맞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친환경 신사업을 주목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뒤쳐진 데다가 관련 기술력과 시장 역시 초기 단계인 만큼 신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세계 주요국들이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며 올해 건설업계 역시 환경 관련 이슈가 구체화되고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기업별 관련 사업 확대와 리스크 대응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주요국에서 기업들의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움직임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 관심이 적었던 건설산업도 올해부터 ESG가 본격적인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환경 측면에서 탄소중립 시나리오상 건설 연관 산업, 건물,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실현을 위한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이 예상되며 해외건설사업의 계약 및 시공과정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만큼 관련 리스크 대응 필요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