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총 '파행', 대표 선임 연기···소액 주주들 "정치권 개입" 비판
KT 주총 '파행', 대표 선임 연기···소액 주주들 "정치권 개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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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승인·정관 변경 등 4개 안건 승인···시설대여업 추가
KT 주주모임 "정치권 개입 52주 신저가 갱신···낙하산 막아야"
박종욱 KT 대표 대행 "신속한 경영 정상화 위해 최선 다할 것"
제41기 KT 정기 주주총회. (사진=이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KT가 31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KT는 정관 일부 변경 승인에 따라 디지코(DIGICO)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고객기반 확대와 렌탈 사업 추진을 위해 시설대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또한 주주와 소통을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에 대한 보고 의무를 신설하고 자기주식을 활용한 상호주 취득 시 주주총회 승인 의무를 신설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 커뮤니티 소속의 개인 주주들이 참여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확대와 소각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는 이번 KT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행될 윤경림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선임 안건과 관련해 정치적 외풍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로 개설됐으며, 개설 한 달만에 약 390만 주(지분 약 1.5%)를 보유한 2100명의 가입자가 모였다.

익명을 요구한 KT 주주모임 운영자는 "KT가 외압과 외풍으로 힘들게 나아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많은 주주분들이 힘을 보태주셨다"며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단기배당·중기배당 등에 대해 요청했으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확대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5조6500억원과 영업이익 1조6901억원을 달성했으며, 제41기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배당금을 주당 196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금은 오는 4월 27일에 지급할 예정이다.

또 KT가 보유한 자기주식에 대해서는 임직원 보상 등의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처분 및 소각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 이사 보수한도 승인과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안건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다만 주총 시작 직전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한 후보 3인이 동반 사퇴하며 사외이사 선임과 관한 안건은 폐기됐다.

이번 사퇴한 사외이사 후보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이사회 의장)와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 등 3인이다.

앞서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 ISS와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지분 7.79%)이 이들 이사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며 각 후보에 대한 선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었다.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역시 지난 30일 표 대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해 중립 입장을 낸 바 있다.

재선임을 노리던 이들 사외이사 후보 3인의 사퇴로 KT 이사회에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출신인 김용헌 사외이사만 남게 됐다.

KT는 사외이사 정족수가 3인 이상이어야 하는 상법 규정에 따라 차기 이사회가 구성되기까지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3인에게 대행 자격으로서 당분간 김용헌 이사와 함께 이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KT는 이사회 구성을 위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선임, 대표이사 후보 추천 및 선임 등 후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이 절차에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의안으로 올라갔던 윤경림 대표이사 선임 안건 역시 윤 대표이사 후보의 사퇴로 다뤄지지 않았다.

KT 주주모임 운영자는 잇따른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 후보 사퇴와 관련해 "다시는 KT에 이러한 외압이나 외풍이 없을 수 있도록 KB국민은행 등 여타 모범적인 정관 변경을 통해 정치권 비전문가가 회사에 내려와 회사의 경영에 차질을 빗는 것을 막아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정부의 개입으로 한 기업이 비상경영 체제가 되고, 52주 신저가 갱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과연 상식적인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안인가"라며 "글로벌 경쟁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성장하는 상황에 이런 경영 공백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주주들도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대표이사 유고로 인한 경영상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무대행인 박종욱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했다.

박종욱 사장은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와 동시에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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