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 이창용 "금리 인하 가능성 언급할 단계 아니다"
[일문일답] ] 이창용 "금리 인하 가능성 언급할 단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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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 내 확산되고 있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시장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금통위원들은 해당 견해가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벌어진 한·미 금리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특정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예전과 달리 우리는 채권국이며 외환보유고도 4205억불 넘게 남아있다. 예전처럼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SVB 사태에 대해 미국과 우리나라는 다른 케이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고 채권의 만기도 해외에 비해서 짧다"며 "중간에 낀 금융중개기관 보다 최종소비자인 가계 등이 받는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새마을금고 PF 부실 대출 관련,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이 총재는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서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며 "부동산 PF 연체율 등을 과거와 비교할 때,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금리가 오른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은 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다만 그는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두개 금융기관이 어려워질 수는 있다고 본다"며 "한은이 해야 할 일은 이런 어려움이 금융권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금통위원분들의 향후 3개월 내 최종금리 수준 전망이 궁금하다.

△지난 2월과 같이 이번 회의에서도 다섯 분은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한분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씀하셨다.

3.75% 인상 근거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예상한 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과 공공요금의 인상시기·인상폭과 관련해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후 주요국,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도 한·미 금리차가 1.5%포인트로 유지됐다. 향후 외환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한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특정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변동성이 클 경우에는 수준과 관계없이 금리를 포함한 여러 정책을 통해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외환시장 위기에 대해 계속 언급되는데, 예전과 달리 우리는 채권국이며 외환보유고도 4205억불 넘게 남아있다. 무역적자가 나거나 어느 정도 변화가 있든 예전처럼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충분히 대처 가능한 여러 방안이 있고, 큰 폭의 변동성에는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다.

-연내 금리인하에 대한 총재님 견해가 궁금하다.

△연말 예상 물가 수준에 3% 초반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예상 물가경로를 두고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다.

물가가 예상치 이하로 떨어져 중단기 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는 안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SVB 사태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좀 제한적이라고 말씀하셨다. 향후 우리나라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총재님 견해가 궁금하다.

△이번 SVB 사태는 미국의 특이한 케이스냐, SVB 은행 자체의 특이한 케이스냐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다. 특히 물가안정 목표와 금융안정 목표의 상충관계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 모든 사람이 공감한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고 채권의 만기도 해외에 비해서 짧다. 때문에 중간에 낀 금융중개기관이 영향을 받기보다는 최종소비자인 가계 등이 받는 영향이 더 크다. 충격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같은 현상은 아니다.

-근원 물가가 왜 이렇게 더디게 떨어지고 있는지? 또 근원물가 전망만 상향 조정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일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빨리 떨어지고, 근원 물가 상승률이 더디게 떨어지는 것은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3월부터 굉장히 많이 오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작년 국민에게 충격을 줄이고자 전기·가스요금을 덜 올렸고, 그 효과가 올해 반영되는 부분이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난 후 투자·수출은 감소한 반면, 소비는 회복세를 보여 서비스 물가의 둔화 속도가 느리다. 다만 연말에는 3% 정도로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 PF 부실 대출 관련,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관리감독 권한이 없어 조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서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부동산 PF 연체율 등을 과거와 비교할 때, 아직 낮은 수준이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금리가 오른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은 절대 아니다. 또 자본금이나 대손충당금을 봤을 때 감내할 수준이라 생각한다.

다만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두개 금융기관이 어려워질 수는 있다고 본다. 한은이 해야 할 일은 이런 어려움이 금융권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책과 툴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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