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과도기 부동산시장, 내 집 마련 전략
[전문가 기고] 과도기 부동산시장, 내 집 마련 전략
  •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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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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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하방경직성'은 '한번 오른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사용된다. 부동산 가격은 수요가 웬만큼 줄지 않으면 가격이 바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부동산시장은 '하방경직성' 특성이 무색할 만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4월 한두 차례 보합세(0%)를 기록한 후 5월 2주부터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해 올해 4월 1주까지 48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지역에 따라서는 직전 최고가 거래보다 수억원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근 시장엔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올해 1분기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6282건 이뤄졌다. 이는 지난 4분기(2124건)의 약 3배 증가한 수준이며 2021년 3분기(1만1439건) 이후 6분기 만에 기록한 최다 거래량에 해당한다. 

규제 완화가 이어지면서 분양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지난 3~4월 중 서울에서 이뤄진 분양 현장들은 평균 수십, 수백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4월 7일부터는 주택 전매행위 제한 기간 완화가 시행에 들어가 분양시장 분위기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 부동산 시장은 '과도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락세가 이어졌던 시장이 조금씩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전과 달리진 분위기는 서울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전국적인, 시장 전반에 걸친 변화로 보기는 사실 어렵다. 지난 1년 사이 급히 올랐던 금리로 인해 많은 수요자가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도 웬만한 여유자금이 없이는 주택 마련이 쉽지 않다. 따라서 당장 큰 반등이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가운데 올해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실수요자들은 현 부동산시장의 몇 가지 특징에 주목하고 내 집 마련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먼저 주목할 것은 실거래 가격 흐름이다. 현재 매매되는 거래의 대부분은 급매 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전 신고가를 갱신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때문에 거래가 늘었어도 매매가격 지수는 매주 하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요자들은 관심 지역 내에서 단지를 2~3곳 가량 선정해 놓고, 이들의 급매물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요즘 분위기에서 급매는 시세의 20~30% 정도 수준이 적절하다. 

두 번째 주목할 것은 분양시장 경쟁률의 변화다. 다만 서울과 비서울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볼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 분양을 받으려는 수요자는 수십대 1 경쟁률은 예상해야 한다. 물론 브랜드, 대단지 등 차별성이 있는 곳에 한해서다. 1개 동의 소규모, 덜 얼려진 브랜드의 현장은 미달 가능성이 높다. 서울 분양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모든 현장이 치열한 것은 아니다. 

올해 서울에서는 다양한 물량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분양하지 못한 현장들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브랜드, 대단지, 상품성을 갖춘 곳들이 꽤 분포하고 있어 어떤 곳에 집중할지 결정하고 어떤 주택형을 선택해 당첨 가능성을 높일지 계획을 짜야 한다. 규제지역이 상당수 사라지면서 낮은 가점자, 유주택자에게도 기회가 확대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인기지역, 관심단지 경쟁률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세 번째 주목할 것은 전세시장의 약세다. 전셋값 하락은 갭투자 시장에선 큰 리스크다. 갭투자는 전셋값 상승 또는 하락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 전셋값이 하락하면 그만큼 비용 부담이 늘게 돼 수익률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값까지 하락하면 손해는 더 커진다. 요즘이 전셋값 하락, 매매가 하락 이중고로 갭투자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기다. 

일부 지역에서 매매가 하락이 크고, 전셋값 하락이 둔화해 갭투자가 고개를 들고 있는데 지금 갭투자는 주의, 관망이 필요해 보인다. 2년 전 주택가격이 급등하며 '영끌족'이 쏟아졌고 1년사이 집값 하락으로 인해 상실감이 크다. 다만 2년전 매수에 나서지 못해 괴로웠던 수요자들에겐 최근 나와 있는 급매물들이 상실감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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