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퀄컴 ·구글 등 엔비디아 총공세에도 성능 H100 최고 판정
엔비디아 세계 AI 칩 시장 점유율 80% 독점 지위 앞으로도 지속 전망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 속에서 엔비디아가 잡은 AI 반도체 주도권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구글·인텔 등의 칩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성능이 훌륭하다는 보고서도 쏟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엔비디아가 작년 출시한 GPU인 'H100' 가격은 더 급격히 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에 사용된 엔비디아의 GPU인 H100 가격은 지난해 3만6000달러(4700만원)에서 최근 4만56000달러(6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초 챗GPT 등장 후 가격이 28% 가량 오른 것이다. 챗GPT 열풍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서버 컴퓨터 수요가 폭증, 대표적인 AI 칩셋으로 각광받고 있는 엔비디아 GPU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 H100은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H100은 인공지능(AI) 응용 프로그램의 핵심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칩셋이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의 GPU 수천 개를 구입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챗GPT는 대항마인 '진실(truth) GPT'를 만들겠다며 AI 개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H100를 출시 후, 늘어나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처리장치로 GPU를 공급하면서 세계 AI 칩 시장에서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 강자들은 엔비디아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가 AI 용도로 맞춤 개발된 게 아니다 보니 성능과 전력소모 한계가 점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나선 것이다.
또 일부 반도체 제조사들은 엔비디아 GPU보다 자신들의 제품이 더 성능이 좋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자사 맞춤형 AI칩인 TPUv4가 내장된 슈퍼컴퓨터가 엔비디아의 A100 칩이 내장 된 것보다 최대 1.7배 더 빠르며, 전력 효율도 최대 1.9배 더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엔비디아 A100은 H100 이전 버전이다.
인텔도 AI 하드웨어 가속기인 '하바나 가우디2'가 엔비디아의 A100보다 추론 성능이 20%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회사가 비교한 엔비디아 칩은 H100이 아니라 A100과 비교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H100은 A100에 비해 성능이 40%~450% 가량 향상됐다.
최근 AI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엠엘퍼프(MLPerf)는 엔비디아의 H100이 가장 독보적 성능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미지 분류, 물체 감지, 생체 의학 이미지 분할, 자연어 처리 등 대다수 분야에서 H100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벤치마크에 참여한 곳은 퀄컴의 클라우드 AI 100, 테슬라의 T4, 뉴칩스 RecAccel N3000, 리벨리온 ATOM 등이었다. 구글의 TPUv4 등은 참가하지 않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GPU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전 제품보다 더 큰 폭으로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며 "이미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생태계 표준처럼 자리잡고 있어서 엔비디아의 독점에 가까운 시장 장악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