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정점론'에 '변동이냐 고정이냐' 깊어지는 고민
'금리 정점론'에 '변동이냐 고정이냐' 깊어지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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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銀 변동형 주담대 금리 3.97~6.937%···고정형과 금리차 줄어
"금리 최고점 근접" 전망 나와···"고정형 선호 분위기 바뀔 수도"
은행 ATM (사진=서울파이낸스DB)
은행 ATM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리가 최고점에 근접했다는 '금리 정점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고려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변동형과 고정형 상품을 놓고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이 커지고 있다. 변동형과 고정형 주담대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더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4%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3.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신규 코픽스가 한은 기준금리를 밑도는 것은 2010년 공시를 시작하고 2013년 4월, 2014년 7월 이후 세 번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되는데, 코픽스가 낮아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픽스 하락으로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이날 기준 연 3.97~6.937%)는 연 3%대로 떨어졌다. 연 8%까지 치솟았던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3%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같은 날 이들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71%~5.918%로, 변동형 금리보다 상·하단이 각각 1.02%포인트(p), 0.26%p 더 낮았다. 지난해 말엔 변동형 주담대 최저금리(연 5.35%)가 고정형 금리보다 0.73%p 더 높았다.

현재 금융시장에선 고정형 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고정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올해 3월 기준 시중 예금 은행의 가계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57.5%를 기록해 전달(48.3%)보다 9.2%p 급등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50%를 웃돈 것은 2020년 1월(50.2%) 이후 3년 2개월 만이다.

반대로 특정금리연동 대출(변동형) 비중은 42.5%로 줄었다. 금리 상승기 속 변동 금리 상품을 피하려는 경향이 짙어진 결과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조만간 변동금리를 택하는 차주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은 변동형 금리보다 고정형이 더 낮지만, 변동형과 고정형 주담대 금리차가 줄어든 데다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금리가 최고점에 근접했고 앞으로 하락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어두운 경기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25일에도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동결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고정형 금리의 주담대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12월 말 4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4.62%였다. 하지만 이달 변동형 금리 하단은 3.97%로, 5개월 전 고정형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변동형이 6개월 단위로 금리 조정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말 변동형 대출을 택한 차주는 내달 금리 조정을 통해 고정형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낮아질 일만 남았다고 본다면 변동형을 쓰는 것이 맞다"며 "다만 금리 변동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고정형 대출을 받은 다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지는 3년 후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리 수준이 정점이라고 본다면 변동형이 유리하다"면서 "현재까지는 고정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르더라도 크게 뛰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변동금리를 택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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