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D-2일···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유력'
금통위 D-2일···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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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전문가 89%, 기준금리 3.5%로 동결 전망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물가전망치 '유지' 할듯
금통위, 연내 금리인하 움직임에 대해 일축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럴 경우 지난 2·4월에 이은 3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17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89명이 한은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11명은 0.25%포인트(p) 인상을 예상했다.

동결전망의 주요 근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물가 등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 종료 시그널이 확인된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오며 물가 둔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완화적 연준과 인플레이션 둔화···금리동결 지지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14개월 만에 0~0.25%였던 기준금리를 5~5.25% 수준까지 5%p나 인상했다. 이에 한미금리차는 역대 최대치인 1.75%p까지 확대되면서,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19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여준 의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은행업의 불안으로 신용 여건은 악화됐고, 이는 경제성장과 고용, 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은 금리를 예상보다 인상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해당 발언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내 시장 참여자의 82.6%는 다음달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51.8%는 연준이 올해 11월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무너진 이상, 추가 금리인상 할 유인이 없어졌다는 평이다.

인플레이션의 둔화 역시 동결 전망을 지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4.2%) 대비 0.5%p 둔화된 수치로, 물가상승률이 3%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이다.

박춘섭·장용성 신임 금통위원의 취임 후 첫 금통위라는 점도 눈에 띈다. 두 위원의 성향은 온전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두 위원의 출신이 각각 기재부, 정부 경제자문기구라는 점과 취임사에서 경기 부담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인상 의견을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물가전망치는 유지 예상

동결 이번 금통위에서 주의 깊게 볼 부분은 수정 경제전망과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언급이다.

앞서 한은은 4월 금통위 의결문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2월 당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낮춘 바 있다. 이번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전망치를 0.1~0.2%p 정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4월 금통위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며 "최근 미국 지역은행들을 둘러싼 금융 불안이 수시로 부각되고 있으며, 반도체 중심의 수출 성장세가 부진한 점 등이 하향 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 역시 "무역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수혜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하반기 소비에서 제조업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전망치를 소폭 낮추되, 하반기 전망치는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와 별개로 물가의 경우 기존 전망치(3.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5.3% 가량 인상키로 결정한 데 이어, 서울시도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의 압력이 확대된 데다, 12개월 연속 근원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진단이다.

◆'피벗'은 없다···금리인하 기대감 일축할 것

이 같은 맥락에서 금통위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0.2%p 하락했지만, 여전히 3%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5월 기준 4.6%로,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을 1%p 가량 웃돌고 있다. 이 같은 견조한 근원물가 상승세는 금통위의 매파적 기조를 지지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 초중반 선으로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치는 유지하면서 동결 기조 필요성을 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동결에 대해 만장일치가 나오겠지만,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위원들이 여전히 있다고 언급할 것"이라며 "인상 여부를 떠나 인하 시그널을 통해 물가 변수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매파적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물가는 목표보다 높고, 공공요금 인상 등 상방 리스크는 진행 중"이라며 "섣불리 경기 둔화 우려를 드러냈다가는, 인하 기대를 키워 긴축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결국 금통위는 의도적으로라도 물가 경로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음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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