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동결' 한은, 연내 금리인하 '선긋기'···최종금리 3.75% (종합)
'3연속 동결' 한은, 연내 금리인하 '선긋기'···최종금리 3.75%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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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만장일치로 3.5% 동결···금리인하 기대 '일축'
CPI하락세보다 더딘 근원물가·공공요금 인상 부담 여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대로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택했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라는 섣부른 전망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는데, 한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은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4월에 이은 3회 연속 금리 동결로, 시장에선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결정의 주요 근거는 둔화된 물가상승률이다. 4월 물가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에 진입한 데다, 단기기대인플레이션율도 3.5%로 3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가목표치(2%)를 여전히 웃돌고 있지만, 가시적 둔화세가 나타난 만큼 금리인상 유인이 줄었다는 평가다.

경기둔화 역시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 전환했지만, IT경기 부진과 중국 경제회복의 영향 제약 등으로 수출 감소세와 낮은 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대외여건의 제약이 다소 완화되면서 국내경제의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IT경기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영향 정도, 주요 선진국의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목할 점은 한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태도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시장 평가와 정반대다.

추가 인상 가능성의 핵심 근거 역시 물가다. 4월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3%대로 내려왔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3개월째 4%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유지했지만,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대비 0.3%p 오른 3.3%로 전망했다.

물가상방요인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지지한다. 앞서 정부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을 인상한 데다, 서울시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방침을 밝혔다. 게다가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데 큰 역할을 한 국제유가 가격에 대한 기저효과가 소멸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역시 변수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은행업의 불안으로 신용여건이 악화됐다. 연준은 금리를 예상보다 인상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발언, 사실상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은 87.3%까지 올라갔다.

다만 최근 부채한도 협상 이슈에 발목 잡혀 다음달 동결 가능성은 현재 65.8%까지 내려갔다. 나아가 7월 FOMC에서는 추가인상(0.25%p)이 유력시(45.9%)되고 있으며, 연말 금리수준 전망은 기존 4.5~4.75%에서 4.75~5%로 상향 조정됐다.

이 때문에 한은 금통위 역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했다는 진단이다. 시장 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의 과도한 하락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 같은 매파적 기조에도 시장은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도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금통위원 전원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는 말 그대로 가능성을 언급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목할 것은 금리인하의 전제조건이 2%대 물가가 아니라 물가가 2%로 수렴할 수 있다는 확신이라는 점"이라며 "물가가 한은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긴축완화에 대한 요구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금리 상승이 통화정책여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 말했듯이, 그간의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선 시장기대를 통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다만 시차를 두고 고금리 영향을 확인하는 구간에서 수요 둔화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연말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확대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물가 안정화가 확인되면서 통화정책의 초점은 경기·금융 안정으로 이동할 것이다. 9~10월 중 연준이 양적긴축(QT)을 종료하면, 한은도 4분기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현실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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