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4세대 실손 할인 연장 '가닥'···할인 폭·기간은 '저울질'
금융당국, 4세대 실손 할인 연장 '가닥'···할인 폭·기간은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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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유도 위해 '반값 할인' 두 차례 연장···이번에도 연장 무게
보험사들, 할인 효과 '갸우뚱'···할인 폭 30% 축소 의견도 나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 당국이 이달 말로 끝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전환 할인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연장을 거듭한 데다 보험사들 사이에서도 할인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할인 폭과 기간 등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순께 주요 보험사들을 소집해 4세대 실손 전환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 혜택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당국은 최근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세대 실손보험과 보장범위나 한도는 유사하지만, 보험료는 비교적 저렴한 상품으로, 2021년 7월 출시됐다. 앞서 당국과 보험사들은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저렴한 보험료로 합리적인 보장을 제공받을 수 있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보험료 50% 할인'을 적용해왔다.

당초 6개월간 한시 적용하려던 할인 기간을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 올해 6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상태여서, 이달 안으로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당국은 일단 할인 자체는 당분간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아직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이 저조한 만큼, 할인을 통해 상품 전환에 소극적인 가입자들을 독려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렴한 보험료와 할인 혜택에도 4세대 전환 속도는 더딘 편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전체 보험사들의 4세대 실손 계약 비중은 작년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4.3%포인트(p) 상승한 5.8%에 불과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KB손보 등 주요 손해보험 10개사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실손 계약전환 건수는 7만5946건으로 지난해 초와 견줘 2배 넘게 늘기도 했으나, 최근엔 증가세가 주춤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엔 당장 내는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반면, 동시에 자기부담금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반영됐다.

당국 관계자는 "당국에선 (4세대 실손보험 전환 보험료 할인) 연장을 하면 좋겠다는 방향"이라면서 "당국이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달 중순쯤 보험회사들과 자리를 마련해 할인 폭이나 연장 기간, 전환에 대한 홍보 등을 논의,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할인 폭과 연장 기간을 놓고는 고심이 거듭되고 있다. 보험업계 내에서 할인 혜택 연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터라 당국 역시 보험사들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업계에선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보험사들의 경우 할인 혜택 연장을 원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할인 자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할인 연장으로 인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이전보다 짙어졌다는 전언이다.

일부 보험사들은 최근 당국에 연장하더라도 할인 폭을 20~30%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반영해 연장 기간과 할인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 말처럼 꼭 연장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면서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안 좋은데, 50% 할인이 보험사 입장에선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 당국에서 따로 연장에 대한 얘기가 없다면 이달 말로 할인 혜택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연장에 대한 의지가 있어서 이를 따라야겠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보다 조금 축소된 30% 수준으로 할인 폭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취합했다"며 "기대한 효과를 내려면 이번 연장 때 할인 폭을 줄여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고객들도 이를 인지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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