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출격 D-1···은행권, 흥행할까 '노심초사'
'청년도약계좌' 출격 D-1···은행권, 흥행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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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은행 취급···8일 은행연합회 첫 금리 공시
연 6%대 금리 유력···이자비용 부담에 '속앓이'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청년층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청년도약계좌가 오는 8일 베일을 벗는 가운데, 공개를 하루 앞두고 은행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책형 상품인 청년도약계좌의 금리가 연 6% 수준으로 책정, 은행들이 자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 정기예·적금 금리가 연 2~3%대까지 떨어진 상황인 만큼 정부에서 보장하는 고금리 적금에 상당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만큼 은행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이 판매하는 청년도약계좌의 금리가 오는 8일 오전 10시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청년도약계좌를 판매하는 은행은 모두 12곳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등이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청년이 5년 동안 매월 40만~70만원을 저축하면 정부 보조금과 비과세 혜택을 더해 5000만원 안팎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상품이다. 연소득이 7500만원 이하면서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해야 가입할 수 있으며 연소득이 24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 청년에는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청년도약계좌 판매 은행들은 오는 8일 사전금리를 1차로 게시한 후 은행 간 조정을 거쳐 오는 12일 최종금리를 확정하게 된다. 은행별 금리는 연 6%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품은 5년간 저축을 통해 총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것이 목적인데, 은행들이 6%보다 낮은 금리를 주게 될 경우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원인 청년이 청년도약계좌에 매월 70만원씩 5년간 적금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의 정부 보조금은 총 126만원(월 2만1000원x60개월)이 예상된다. 정부 보조금과 비과세 혜택을 포함, 해당 청년이 5년 후 5000만원에 근접한 목돈을 마련하려면 은행은 연 6.3% 금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 때의 수령액은 4998만5250원(4872만5250원+보조금 126만원)이다.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연소득 2400만원인 청년이 같은 조건으로 가입한 경우 정부 보조금은 144만원(월 2만4000원x60개월)이다. 이 청년이 5년 후 5000만원의 수령액을 받으려면 은행은 연 6.15%의 금리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은행 정기 예·적금의 1년만기 기본금리가 연 2~3%인 상황에서 6%대 수준의 금리는 은행권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가입 후 3년간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해당 시점의 기준금리+고정금리 기간 중 적용된 가산금리)로 전환된다. 최근 글로벌 긴축 기조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서 3년간 6%대 고정금리를 주게 될 경우 은행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 보기 드문 고금리 적금상품인 만큼 상당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수를 300만명으로 예측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상품이니까 금리를 6%대 이하로 주려고 하니 정부 눈치가 보이고, 그 이상으로 주려고 하니 자금 관련 부서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내부적으로 (금리 수준을 놓고) 협의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 나왔던 청년희망적금 금리가 연 5~6%대였는데, 정책 취지에 맞춰서 이번 청년도약계좌의 금리도 그 정도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3년간 고정금리로 그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 은행 입장에선 굉장한 부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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