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상승 힘입어 유가증권 평가이익 급증.
올해 증권사 상반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증시가 외인에 힘입어 크게 상승하면서 증권사들이 상품계정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 가격 또한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사 수익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전체 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 자산관리업무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삼성증권의 경우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감소함에 따라 전체 순익도 감소해 증권사의 위탁중심 영업탈피가 아직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월~9월) 23개 상장증권사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각각 6천395억원, 5천671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 3천655억원, 1천569억원보다 74.97%, 261.44%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증시가 올초부터 외인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증권사가 상품계정에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1일 주가지수는 538.56을 기록했으나 지난 9월30일에는 697.52를 기록 158.96p나 상승했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증권사는 현대, 메리츠, 하나, 신영증권 등이다.

현대증권은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5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동기 39억원보다 1325% 가량 증가했으며, 메리츠증권은 유가증권이익과 옵션매매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6900% 가량 증가했다. 또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4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28억원보다 1342% 가량 증가했고 신영증권도 같은기간 195억원의 영업순익을 달성하며 전년동기대비 939%(14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 대우, 굿모닝신한, 한화, 동양종금, 한양, 부국, 신흥, 동부증권 등도 상반기 순익이 흑자를 기록했다. 대우증권은 올 상반기 253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43억원에서 흑자로 전환됐으며, 굿모닝신한증권은 올 상반기 513억원의 순익을 기록 전년 같은기간 178억원보다 188% 가량 증가했다. 또 한화증권도 본사매각 대금이 유입되면서 올 상반기 535억원의 순익을 기록 역시 순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이 밖에 한양증권과 부국, 신흥, 동부증권 등도 각각 15억원, 22억원, 15억원, 15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흑자로 전환됐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유가증권매매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반면 전체 수익구조 근간을 이루는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의 증시참여가 부진하면서 전체 거래대금 또한 감소함에 따라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비중 또한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것. 실제로 올 상반기 거래대금 평균은 3조6500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3조9600억원보다 3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전체 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659억원의 순익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11.80%(737억원) 가량 감소했다. 또 대신증권도 올 상반기 순익은 증가했으나 전체 수수료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80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영업수익이 2천359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12.14%(2천685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 밖에 세종증권과 우리증권도 각각 12억원, 2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보다 61.29%(31억원), 76.85%(108억원) 가량 줄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위탁수수료수익이 감소했지만 삼성증권의 수수료 수익감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작년 자산관리업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위탁중심 영업 탈피를 시도한 삼성증권이 반년 만에 수수료 수익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증권사의 수익구조 다양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결과를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LG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575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476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무려 40%(802억원)가량 줄어들면서 가장 많은 감소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