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철광석값 2018년 상반기 톤당 73달러서 현재 100달 이상
현대제철, 대한제강 등 3분기 실적악화 이어 4분기 소폭 반등 전망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현대제철, 대한제강 등 국내 철근 제강사들이 철근 가격 하락, 원자재값 상승에 이어 건설경기 부진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e-나라지표에 따르면 철근 가격은 2022년 상반기 철근 톤 당 1135달러를 기록한 후 그 해 하반기 1133달러, 올해 상반기 1031달러로 지속 하락했다.
철근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원자재값은 오히려 상승해 철강 제조사들 부담은 더 높아졌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2018년 상반기 톤 당 73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 상승해 2021년 상반기 182달러 최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100달러 이상을 유지 하고 있다.
실제 철근 출하량은 2021년 내수 1030만7000톤, 수출 3만4000톤 등 총 1034만1000톤을 기록했지만, 2022년엔 내수 966만6000톤, 수출 2만3000톤 등 총 968만9000톤으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철강사들의 원자재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어남에도 내수부진과 수입재 영향으로 오히려 철강재 가격의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철근은 콘크리트와 열팽창 계수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며 철근 수요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급격히 얼어붙은 뒤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LH의 철근 누락 사태까지 겹치며 부동산 경기는 더욱 위축됐다.
현대제철과 대한제강은 이같은 3중고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매출 6조2832억원, 영업이익 22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 38.8% 감소했다. 회사 측은 세계 철강 시황 둔화로 판매량이 줄고, 제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4분기 매출액은 6조6083억원, 영업이익은 2735억으로 3분기보다는 다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제강의 경우, 아직 3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제강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56억원, 2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84%, 9.6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4분기 추정치는 매출 4381억원,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철근 제조사 실적 부진은 주택분양 감소에 따른 국내 철근 시장 위축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라며 "오는 4분기에도 전방 산업 부진으로 국내 철근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까지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아서 다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