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발 악몽 재연 투신사 수익구조 '빨간불'
카드발 악몽 재연 투신사 수익구조 '빨간불'
  • 임상연
  • 승인 2003.1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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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들어 9조원 감소...전체 수탁고 2년5개월 만에 최저
서울 현투 1조3천억 빠져 최악...올 적자 투신사 속출 예고
농협CA 랜드마크등 외국계는 선전...MMF비중 낮아


카드사 유동성 위기로 투신업계의 수탁고가 급감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발 악재로 이달 들어서만 투신업계 수탁고가 9조원 가량 감소했으며 전체 수탁고도 141조8천억원을 기록,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탁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투신사들의 수익구조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전적으로 운용보수에 의존하는 투신사들로서는 수탁고 감소가 곧 순익감소로 이어지기 때문.

업계전문가들은 수탁고 감소를 막지 못할 경우 올 회계연도 적자를 기록하는 투신사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수탁고 감소로 인수합병등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정부 차원의 자금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투신협회 및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투신사 전체 수탁고(계약형)는 141조8천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투신업계 수탁고가 145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펀드 유형별로는 MMF가 6조6천억원 가량이 감소했고 채권형 9천770억원, 혼합형 9천910억원, 주식형 2천600억원이 줄어들었다.

32개 투신사중 1천억원 이상 수탁고가 감소한 곳이 17개사. 이중 서울투신이 수탁고의 절반가량인 1조3천520억원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어 현대투신 1조3천290억원 삼성투신 1조2천억원 대한투신 1조원, 제일투신 9천억원 정도 수탁고가 감소했다.

반면 농협 동원 랜드마크 미래에셋 하나알리안츠등은 1천억 이상 수탁고가 늘어 대조를 보였다.

투신업계 수탁고가 이처럼 크게 감소한 것은 이달들어 금리가 급등하고 LG 외환카드등 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금리변동에 민감한 MMF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수탁고를 밑으로 끌어내린 것.

이에 투신사 한 관계자는 “금리상승으로 MMF 괴리율(장부가-시가)이 커지면서 손실을 우려한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을 잇따르고 있다”라며 “카드사 유동성 위기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연말 기업 자금수요가 다가오면서 수탁고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탁고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투신사들의 수익구조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수탁고 감소,보수 하락으로 이미 올 상반기 동원 세종 슈로더 아이 태광 농협등 6개사가 적자를 기록했고 투신업계 전체 순이익(634억원)도 전년동기(1천79억원)대비 58%가량 떨어진 상태. 따라서 수탁고가 큰 폭으로 늘지 않을 경우 올 회계연도 적자를 기록하는 투신사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전문가들은 수탁고 감소 사태를 막지 못할 경우 현재 진행중인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조만간 푸르덴셜에 매각이 이루어질 현투증권의 경우 자회사인 현투운용의 수탁고 하락으로 매각가가 20%나 낮아진바 있다.

이에 대형투신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 이후 수탁고가 10조 가량 떨어졌기 때문에 이미 적자로 돌아서거나 순익이 감소한 투신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투신사 수탁고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최근 진행중인 매각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발 악재로 국내 투신사 수탁고가 큰 폭으로 감소한데 반해 외국계 투신사는 소폭 하락 또는 오히려 수탁고가 증가하고 있는 등 선전하고 있다. 이는 외국계 투신사의 경우 전체 수탁고 급감의 원인인 MMF를 취급하지 않거나 전체 수탁고내 비중을 낮게 잡아가고 있기 때문.

실제로 도이치 슈로더 등은 MMF를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프랭클린템플턴 하나알리안츠 등은 MMF 비중이 20% 이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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