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XR 전용 OS와 '삼각편대' 구축···애플 시장 선점에 대응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XR 헤드셋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비전 프로와도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XR 헤드셋을 위한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을 5일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구글의 전용 OS와 함께 삼성전자의 XR 헤드셋에 탑재될 전망이다.
스냅드래곤 XR2+ 2세대 플랫폼은 초당 90프레임의 4.3K 해상도를 지원한다. 이번 제품은 최근 발표된 스냅드래곤 XR2 2세대의 기능에 기반을 둔 새로운 '플러스모델로 GPU 주파수 및 CPU 주파수를 각각 15%, 20% 높여 더욱 현실적이고 세밀한 혼합 현실(MR), 가상 현실(VR) 경험을 제공한다.
스냅드래곤 XR2+ 2세대를 탑재한 기기는 강력한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12개 또는 그 이상의 동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 및 움직임, 주변 환경을 쉽게 추적할 수 있다. 이로써 실제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융합하는 탁월한 경험을 제공하고 수월한 탐색을 가능하게 한다.
퀄컴이 이번에 공개한 스냅드래곤 XR+ 2세대 제품은 삼성전자의 차기 XR 헤드셋에 탑재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언팩 2023'에서 퀄컴, 구글과 XR 폼팩터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당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퀄컴,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퀄컴의 신제품 발표는 삼성전자, 구글과 이 같은 협력의 결과인 셈이다. 3사의 협력에 따라 퀄컴이 칩셋을 만들고 구글이 OS를 만들어 삼성전자의 폼팩터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퀄컴이 XR 칩셋을 선보인 만큼 삼성전자의 XR 헤드셋 출시가 임박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XR 헤드셋을 내놓게 된다면 애플이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23)에서 선보인 비전 프로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비전 프로는 올해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XR 헤드셋 출시를 서두를 경우 올해 안에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애플 비전 프로는 애플 M2 칩셋과 비전OS를 탑재했다. 내부와 외부에 모두 LG디스플레이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12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비전 프로의 핵심인 M2 칩셋은 맥북에어와 맥북프로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모델로 아이폰13 프로, 프로맥스 모델에 탑재됐다.
중국 월스트리트 인사이트와 샘모바일 등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비전 프로를 출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먼저 XR 헤드셋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다만 애플 비전 프로는 3499달러(약 456만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인데다 XR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당장 시장 규모가 커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생성형 AI를 탑재한 AI 스마트폰 갤럭시S24를 바탕으로 갤럭시북4 시리즈와 AI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어 XR 헤드셋과 다른 디바이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가격경쟁력이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XR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활용성이 더 높은 헤드셋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XR 헤드셋에 대한 정보가 깜짝 공개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