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48년 전의 추억 '석유'
[김무종의 세상보기] 48년 전의 추억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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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쏘아 올린 공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 석유가 날 것이라 한다. 가능성 20%라고 하지만 크다면 큰 것이고 작다고만 할 수도 없다. 그 보다 더 적은 가능성으로 시추한 곳(가이아나 리자 광구/ 40억 배럴 매장량)도 있으니까 말이다.

가장 고무된 곳은 청년들 아닐까. 지금 암울의 시대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기름 나는 어느 나라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비가 무료인 것은 물론 주택·결혼 자금도 바로바로 대출 등 제공받을 수 있다는데 아니 기쁠 수 없다.

이젠 결혼할 수 있을 것 같다. 집 문제도 사라질 테니 연애도 적극 해볼만하다.

그런데 이게 박정희 시대에도 나왔던 얘기다(1976년 1월15일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 바다속 지하 1500미터 에서 기름 몇 드럼이 나왔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경제성이 있느냐를 과학적으로 탐사해야 할 것이다. 외국 기술자들은 매우 유망하다고 하지만 기다려보아야 할 것이다. 매장량을 알려면 시추해봐야 한다. 국민이 좋아하고 흥분하는 심정은 이해하나 직접 파 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금과는 다른 차분한 멘트다.

그러고 나서 48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액션도 없다. 갑자기 현직 대통령 발언으로 산유국의 기대치가 커지게 됐으니 결과적으로 또 안나오면 추후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따르면 포항 영일만 바다에 천연가스 최대 29년, 석유 4년 이상 쓸 수 있는 자원이 ‘물리탐사’로 확인됐다. 매장량은 최대 140억 배럴이다. 돈으로 따지면 2200조 원. 대한민국 정부 1년 예산의 3.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관료는 과거보다 탐사와 시추 기술이 발전했다며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한다. 배석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삼성전자 시총 5배"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근거를 보면 미국 액트지오란 기업의 조사 결과다. 지난 5일 이 회사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한국을 직접 찾아 인천공항에서 "(동해 가스전 관련) 발표 이후 한국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돼 방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 작업에 참여한 심해광구 분야 30년 전문가다.

비토르 어브레이유 고문은 7일 “석유나 가스가 실존하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중요한 특징은 대륙붕 내 모래고 가득 찬 저류층이 있어야 한다. 또 덮개암이라고 부르는 진흙이 있어야 한다”면서 “동해 심해 지역에서 이 두 가지 요소, 덮개암과 저류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석유는 저류층 내 모래의 공극 사이에 존재한다.

다만 그는 “해당 지역에서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은 아직 찾지 못했다”면서 “이것은 리스크를 의미한다”고도 했다.

한번의 원유를 얻기 위한 첫 시추에 1000억원이 소요되니 대통령 승인으로 근시일 내 몇 천억원은 사라질 셈이다. 이 정도 예산은 성공시 얻게 될 경제적 이득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시총 규모가 우스울 정도이니 되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감수해야 할 것 아니냐는 그럴듯한 얘기다. 

이왕 희망을 준 김에 석유가 발견되고 나오면 무엇을 할지 미리 정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당대의 난제인 저출산, 청년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소상히 밝히면 더욱 좋겠다. 석유 나오면 하자는 기약없는 공약은 이번 발표에 희망을 가진 이들에게 실망감을 줄 것이다. 

산유국 희망 부여가 청년에겐 희망고문으로만 그쳐선 안되고 일부 기업들이 시추과정에 관여하면서 – 특히 해외기업에- 특혜를 받았단 얘기도 나와선 안되겠다.

2035년쯤 대한민국은 산유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야호 ~

그런데 대다수 시민들은 1976년 그때와 달리 차분하다. 오히려 시니컬한 이유는 무엇일까.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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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shk 2024-06-07 22:03:07
우선 궁금한건요

1. 아브레우의 말대로 작지만 전문적인 기업으로서, 수많은 글로벌 회사와 일을 한다면서... 그리고 유명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면서.. 왜 총 연매출이 3천만원인거죠? ㅜ

다른 회사에서는 몇십만원 짜리 일을 하면서, 한국에서만 70억에 계약했다는 말밖에 더 되나요?

2. 국내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두고.. 어떤 경로로 아브레우라는 사람이 만든 1인 기업과 일을 추진하게 되었나요?

우리나라만 해도 다양한 전문기업들이 존재하는데.. 1인직원과 본사가 본인 집인 점은 이해해도, 연매출을 볼때 실적이 없는 기업과 계약을 진행했는지?

3. 2030년을 기준으로 중동 등도 포스트오일을 대비하는데.. 우드사이드 사가 동일위치를 탐사시보다 더 엄격한 수익분석이 필요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