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對중국 GAA·HBM 규제 검토···삼성·SK 영향은?
美, 對중국 GAA·HBM 규제 검토···삼성·SK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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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능력 제한 위한 추가 규제 검토
中 '반도체 굴기' 견제···경쟁국가 호재
보안 위협 늘어날 듯···美 의존도 심화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추가 규제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AI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에 중국의 접근을 막기 위한 추가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논의대상이 되는 기술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것으로 알려졌다. GAA는 반도체의 기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추가 규제가 중국의 반도체 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출지, 해외 업체들이 중국 업체에 제품을 파는 것까지 차단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GAA와 HBM 모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차세대 주력 기술인 만큼 추가 규제가 이뤄진다면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고성능 컴퓨팅에 이어 모바일 SoC 등으로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2나노 반도체도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먼저 HBM 시장을 선점한 이후 지난해까지 시장 점유율 53%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내에 12단 HBM3E를 양산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규제로 진땀을 뺀 적이 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기업이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비 반입 규제의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가 가드레일 조항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검증된 사용자'로 규정하면서 장비 반입이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추가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모두 주요 고객사가 미국에 밀집한 만큼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해외 거점을 미국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공장을 경기도 기흥과 화성, 평택 등에 두고 있으며 해외 공장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과 테일러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에 HBM3E 생산 라인을 증설하며 충북 청주 공장에서는 HBM3를 생산한다. 또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를 들여 HBM 생산 공장을 짓는다. 

양사 모두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을 우리나라와 미국에 마련한 만큼 중국 사업장에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역량이 제한을 받아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견제로 첨단 기술 개발 속도가 늦어져 경쟁기업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장인 평택캠퍼스(위), SK하이닉스의 이천 반도체 공장. (사진=각사)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장인 평택캠퍼스(위), SK하이닉스의 이천 반도체 공장. (사진=각사)

다만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에 힘을 싣는 가운데 미국의 기술 규제가 강화되면 우리 기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나라 인재를 빼가거나 기술 탈취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창신메모리와 양쯔메모리의 자회사 우한 신신은 2026년까지 HBM2 생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 중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미 2016년 HBM2 양산에 성공한 것을 고려하면 기술 격차는 약 10년 정도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SMIC와 화웨이 등 자국 기업에 지원을 확대하면서 반도체 자급률을 기존 10~30%에서 2025년 7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SK하이닉스 중국인 직원이 반도체 주요 기술을 화웨이에 빼돌려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 직원이 빼돌린 기술은 '핵심 반도체 기술 구현을 위한 공정 문제 해결책'으로 HBM과는 무관하다. 또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부장급 직원이 반도체 기술을 중국 경쟁사에 유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직원이 유출한 기술 비용만 7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추가 규제가 추진된다면 우리 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 유출 시도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기술보호법 등 관련법에서도 국가 핵심 기술 보호와 유출에 대한 처벌 등의 규정이 있으나 외부 유출 목적의 입증이 쉽지 않고 양형 기준도 낮다"고 밝혔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기술을 유출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15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또 산업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으로 유출한 경우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그러나 침해행위에 대한 입증이 어렵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보안 위협 확대 외에 우리 기업들의 거래선이 좁혀진다는 우려도 있다. HBM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GPU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엔비디아와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이 추가 수출 규제를 단행하게 되면 엔비디아 역시 중국 수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중국 매출이 전체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규제가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구체적인 규제 방향을 알 수 없지만, HBM 구매를 막더라도 미국의 영향이 적은 제3국을 통해 살 수 있다"며 "또 규제가 이뤄질 경우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도 피해를 볼 수 있어 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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