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지하 침수대책 미흡···'위험한 집'→'덜 위험한 집'"
"서울시 반지하 침수대책 미흡···'위험한 집'→'덜 위험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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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반지하 침수대책 점검 및 강화방안 마련 토론회
"정부와 서울시, 반지하 해결 위한 정책적 의지 부족해"
(사진=오세정 기자)
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반지하 침수대책 점검 및 강화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신상영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주제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책 지원을 받아도 주거 취약 계층이 갈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반지하밖에 없다. 결국 '위험한 반지하'에서 '덜 위험한 반지하'로 가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22년 8월 사상 최악의 폭우로 반지하 침수피해 참사가 발생한지 2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정부와 서울시는 근본적인 원인과 반지하 주거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반지하 침수피해 사고에 대한 지역·유형·구조·사례 등을 포함한 전수 조사가 시급하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근본적인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반지하 침수대책 점검 및 강화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주거환경 전문가 및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정부와 서울시 반지하 침수피해 대책을 평가하고 향후 정책 방향성에 대해 점검했다. 

먼저 '서울 반지하 주택과 침수위험 해소방안'을 주제로 첫번째 발표에 나선 신상영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대규모 집중호우와 반지하주택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대책이 발표되곤 했으나 시간이 지난면 정책적인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정책 추진이 꾸준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반복적으로 침수피해를 입는 반지하주택에 대해 시민, 특히 저소득 서민의 생명 및 신체 보호와 주거복지 확보 관점에서 위험 해소를 위한 지원과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위원은 "반지하주택의 △침수위험도 △거주자(세입자) 특성 △건축물 노후도 △집단화 정도 △기반시설 조건 등을 종합 고려해 맞춤화된 대책을 선별 추진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현재 시장과 업황 환경에서 물리적 정비는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기존 반지하주택을 대상으로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 △소규모 설비 보급 △돌봄시스템 구축 등 대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면서 "반지하 신축 금지 정책 경우, 저소득 가구의 저렴주거 기회를 박탈하고 또 다른 열악하고 위험한 주거유형의 전이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점진적 시행과 대안적 주거기회 제공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오세정 기자)
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반지하 침수대책 점검 및 강화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오세정 기자)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서울시 반지하 거주 가구 지원대책 평가' 주제발표에서 "2020년 인구조택총조사 20% 표본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반지하에 22만여가구, 4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반지하 문제를 제대로 논의한 적 없고 서울시도 정비사업만 강조하고 있다"면서 "참사 이후 중앙정부와 서울시 등은 이주를 위한 보증금 무이자 융자 지원, 공공임대주택 우선 공급, 침수방지시설 설치, 주거비 지원 등 정책을 내놨지만 실제 작동하는 것은 거의 없고, 오히려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예산안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삭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자치구별 반지하 거주 가구에 비해 매입임대주택 재고가 부족한 불일치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침수방지시설 필요 가구 수 역시 실제 필요 가구 수와 설치 비율 등이 권역별 격차가 큰 상황"이라며 "특정바우처 대상 가구 수는작년 말 기준 786가구로, 당초 목표인 1만 가구의 1%에도 못 미치는 등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반지하 주거 실태와 현황 조사,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장·단기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이어졌다. 

남지현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응 과정에서 입지적·설비적·구조적 특성에 따른 대응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반지하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주거 공간이 아니라는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일반적인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하는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자체가 문제로, 국가가 이들을 더 나은 환경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우선하는 제도가 필요하며, 반지하 주택 소유주에 대한 관리·감독과 제재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반지하 주택의 주거 영역에서 현실적인 측정을 통해 주거 이용을 금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현실적이고 적정한 기준을 가지고 반지하 주택을 평가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주택에 대해 선제적으로 이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 반지하 대책들 모두 장기적인 방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체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적합한 방안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주거상향하는 방법으로 보인다"면서 "이 과정에서 공공임대주택 지원 형평성 문제와 공공임대주택 재고나 계획의 적절성 문제 등이 가장 많이 논의돼야 할 것이고, 실제 반지하 거주자들의 주거이전 의향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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