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집값 산정때 감정가 활용···'빌라 역전세 숨통 트일까'
전세보증 집값 산정때 감정가 활용···'빌라 역전세 숨통 트일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UG 인정 감정가 활용···7월 말부터 임대인 이의신청 받기로
서울 강서구 빌라촌 일대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 강서구 빌라촌 일대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정부가 공시가격과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정하는 감정평가액을 빌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집값 산정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전세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했더니, 빌라 기피와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해진 데 따른 보완책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발표한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개선 조치'에 전세·임대 보증보험 가입 기준 개편 방안을 담았다. 전세 보증보험은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HUG가 대신 돌려준 뒤 추후 집주인에게 받아내는 제도다.

전세 보증보험이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문제를 키운 도화선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는 지난해 보증보험 가입 요건을 잇달아 강화했다. 빌라 집값을 공시가격의 150%까지 쳐주던 것을 140%로 낮춘 데 이어 보증보험 가입을 허용하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100%에서 90%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빌라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하일 때만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공시가격이 1억원이라면 전세금이 1억2600만원 이하여야 보증보험 가입이 된다는 의미다.

보증 한도를 악용해 전세금을 높게 받은 뒤 떼어먹는 일을 막자는 취지였지만, 가입 요건 강화에 공시가격 하락까지 겹쳐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다 보니 아파트로 임대 수요가 몰렸다. 빌라 기피 현상은 아파트 전세가가 55주 연속 상승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토부는 '126% 룰'을 고수하되, 집주인이 집값에 비해 공시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의를 신청하고, HUG가 이의를 인정한다면 감정평가액을 적용해 집값을 산정하기로 했다. 이때 감정가는 HUG가 직접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이 산정한다.

감정평가사와 집주인이 짜고 감정가를 부풀리는 '업(up) 감정'을 막기 위해서다. 지금도 빌라 집값 산정 때 감정가를 쓰게 돼 있지만, 공시가격의 140%, 안심전세 앱 시세 하한가, 등기부등본상 1년 이내 최근 매매가, 감정평가액의 90% 순의 집값 산정 방식 적용에서 가장 뒤로 밀려나 있다.

공시가격, 안심전세앱 시세, 최근 매매가격이 없을 때만 감정가를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감정가는 HUG가 선정한 감정평가기관 33곳에 임대인이 직접 의뢰해 내도록 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임대인은 공시가격과 HUG 인정 감정가 중 하나를 선택해 집값을 산정받을 수 있다. 임대인은 HUG의 예비감정 결과를 토대로 임대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본 감정을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HUG는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감정평가법인 5∼6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임대인의 이의 신청은 7월 말부터 받기 시작한다.

국토부는 연간 2만∼3만가구에 대한 이의 신청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임대인들의 이의 신청이 폭주할 경우 5∼6개 감정평가법인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전당포 주인(HUG)이 물건을 감정하는 게 맞는데, 지금까지는 물건을 가져오는 사람(임대인)에게 감정 절차를 맡겨둔 것"이라며 "이를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보증보험 집값 산정 기준은 세입자가 가입하는 전세 보증보험뿐 아니라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임대 보증보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기존에 등록한 임대주택은 2026년 7월까지 제도 개편이 유예되며, 신규 사업자에게는 7월 중 적용될 예정이다.

전세사기 사태의 깊은 후유증 속에서 '126% 룰'은 빌라 전세 시세를 정하는 기준이 돼 왔다. 보증보험 가입 기준 완화로 빌라 전세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노후 빌라보다는 역세권 신축 연립·다세대주택 위주로 전세 반환보증 가입 문턱이 낮아지며 비아파트 월세화와 아파트로의 임차 쏠림현상이 일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