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중국과 협력 확대···최태원 '차이나 인사이더' 부활?
SK, 중국과 협력 확대···최태원 '차이나 인사이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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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그룹과 모빌리티 사업 협력···파운드리 지분 일부 현지 매각
반도체·배터리 투자 따른 재무부담···투자 대신 협력으로 기회 모색
美·中 무역갈등 속 위험부담 가중···경영전략 회의서 비전 제시할 듯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최근 그룹 내 재무부담 타계를 위해 중국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차이나 인사이더' 카드를 다시 꺼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중국 자동차 기업인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전장 부품 등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SK는 지난 11일 지리그룹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리그룹은 1986년 설립해 볼보, 로터스, 프로톤, 지리자동차, 스마트 등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지난해 차량 판매량은 279만대였으며 이 가운데 전기차와 신에너지 차량은 98만대에 이른다. 양사는 모빌리티 분야 협력 외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중국 우시법인 지분 21.3%를 중국 국영기업인 우시 산업발전집단(WIDG)에 2054억원에 매각했다. 또 공정기술 등 무형자산을 1209억원에 넘기기로 했다. 

WIDG는 SK하이닉스시스템IC 우시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 28.6%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절차가 완료되면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WIDG는 SK하이닉스시스템IC 우시의 지분을 각각 50.1%, 49.9% 보유하게 된다.

SK의 이 같은 전략은 과거 최태원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연상시킨다. 최 회장은 2006년 "중국 현지 기업과 싸워 이길 역량을 갖추기 위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여겨야 한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이후 SK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SK㈜는 중국 물류센터 운영기업 ESR의 지분 11.7%를 인수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시노펙과 협력해 중한석화를 설립했다. 

중한석화는 2013년 설립돼 가동 첫 해에만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으며 에틸렌 110만톤을 포함해 폴리에틸렌 90만톤, 폴리프로필렌 70만톤 등 다수의 화학제품을 연간 총 300만톤 생산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중한석화를 거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그린에너지 사업과 배터리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재무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를 타계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그룹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자금조달 규모가 50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순차입금 증가액은 36조1000억원에 이른다. 나머지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자본성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자금조달 대부분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와 SK온 배터리의 설비투자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은 "SK그룹 전반의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와 투자지출 대비 부진한 투자성과로 인해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2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열린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다만 SK의 이번 중국 행보는 이전 '차이나 인사이더'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투자를 확대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대신 사업 협력을 통한 신규 거래선 확보와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현재 재무부담이 큰 만큼 현금성 투자 대신 사업협력과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SK가 재무부담 완화를 위해 중국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재계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22년 중국 반도체 공장에 자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하는 규제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들이 사정권에 놓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대련 낸드플래시 공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의 중국 대련 낸드플래시 공장을 90억달러(약 12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는 관련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는 가드레일 조항을 마련하면서 두 회사는 한숨 돌렸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는 만큼 추가 규제가 언제든 등장할 가능성은 있다. 

한편 SK그룹은 오는 28, 29일에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 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와 오너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새로운 사업 전략과 비전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그룹은 지난 10일 최태원 SK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임명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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