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감도는 붉은 그림자···中 저장지리, 자회사 앞세워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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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차·폴스타·로터스, 새 전기차 출고 앞둬···지커도 내년 말 상륙
르노코리아엔 신차 제공, 내년 부산공장서 폴스타4도 위탁 생산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이 자회사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볼보차코리아는 수입차 시장 톱3 진입을 위해 이달 말부터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 소비자 인도에 돌입한다. 폴스타코리아는 다음 달 중형 전기 SUV 폴스타4를 출시하고, 이 신차를 내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저장지리를 2대 주주로 둔 르노코리아는 9월부터 지리차 중형 SUV 싱유에L 기반의 그랑 콜레오스를 출고한다. 로터스코리아는 연내 고성능 전기 SUV 엘레트라 인도에 나선다. 전기차 업체 지커는 내년 말 진출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저장지리는 1986년 중국 저장성의 청년 사업가 리수푸에 의해 설립됐다. 사업 초기 스쿠터, 트럭 등을 팔아 사세를 확장했고, 여기서 확보한 막대한 자금력을 내세워 2010년 포드로부터 볼보차를 사들였다. 7년 뒤에는 볼보차와 뜻을 모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폴스타를 만들었으며 같은 해 말레이시아 기업 프로톤홀딩스를 인수, 산하에 있던 스포츠카 업체 로터스도 자회사로 삼았다. 전기차 업체 지커는 세계 고급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2021년 선보였다. 한국 시장에서는 2016년 볼보차 2세대 대형 SUV XC90, 2세대 준대형 세단 S90를 내놓으며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 차종은 저장지리의 전폭적인 투자 아래 개발됐고, 독일산 고급차 못지않은 만듦새를 보여주며 대중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볼보 XC90(왼쪽)과 XC60 (사진=볼보차코리아)

이후 2017년 2세대 중형 SUV XC60, 2018년 1세대 준중형 SUV XC40를 연달아 투입하며 볼보차코리아 성장을 가속화했다. 그 결과 볼보차코리아는 2019년 1만570대를 팔며 1만대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이후 2020년 1만2798대, 2021년 1만5053대, 2022년 1만4431대, 2023년 1만7018대 등 5년 연속 1만대 고지를 넘어서며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올 상반기에는 7185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15.1%(퍼센트) 줄었지만, 점유율 4위를 기록하며 톱5 진입에 성공했다. 연말까지 목표는 톱3에 오르는 것으로, 이를 위해 이달 말부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소형 전기 SUV EX30 소비자 인도를 시작한다. EX30은 저장지리가 개발한 플랫폼을 토대로 66kWh(킬로와트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넣어 1회 충전 404km(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가격은 보조금 미포함 4945만원부터 시작한다. 수입 전기차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생산지는 중국에 있는 볼보차 청두, 다칭, 타이저우 공장이다.

2021년에는 폴스타코리아를 세웠다. 이듬해 준중형 전기차 폴스타2를 출시, 2794대를 판매하며 단번에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다만 2023년 1654대, 올 상반기 362대의 저조한 실적을 거두며 입지가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판매 회복을 위한 신차는 저장지리 플랫폼을 적용한 중형 전기 SUV 폴스타4. 출시 시점은 다음 달이고, 내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도 개시할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한 폴스타4는 내수와 북미 수출을 담당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차지한 2대 주주 저장지리가 한국을 '관문'으로 사용하려 한다고 우려한다. 미국이 최근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102.5%로 올렸기 때문이다. 폴스타는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저장지리의 차량 생산 거점 다각화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김필수 대림대 교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한국을 교두보 삼아 '메이드 인 코리아' 인증을 받으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는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공개한 신차 그랑 콜레오스로 존재감을 더 키운 모습이다. 이 차의 바탕이 되는 차가 바로 지리차의 중형 SUV 싱유에L이기 때문이다. 싱유에L은 저장지리와 볼보차가 공동 개발한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 플랫폼을 토대로 개발됐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꾸린다. 르노코리아는 이 차의 내외관 디자인을 수정하고, 안전·편의사양을 보강해 그랑 콜레오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개 당일인 지난달 27일부터 7월 7일까지 11일간 접수된 사전예약 건수는 7135대.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가격과 연비 등 상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이달 중순 이후 가격을 공개하고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리차 싱유에L(위쪽)과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사진=각 사)

연내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의 고성능 전기 SUV 엘레트라 출고도 진행할 계획이다. 엘레트라는 저장지리 자금을 사용해 개발한 차로, 1000마력에 이르는 힘을 통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을 3초 이내에 끝내는 것이 특징이다. 빠른 충전을 위해 800V(볼트) 전압도 지원한다. 슈퍼 SUV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제원이다. 가격은 1억7900만원부터다. 내년 말에는 고급 전기차 업체 지커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서울과 경기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2026년 1분기 소비자 인도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장지리 측은 "지커001이 첫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확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커001은 폴스타4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500마력이 넘는 듀얼 모터 시스템과 800V(볼트) 전압을 제공한다. 중국 가격은 30만 위안(약 5700만원) 안팎이다.

이러한 저장지리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소형, 중형, 고성능 등 다양한 전기 SUV를 출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면서 "국내 공장 생산도 앞두고 있는 만큼 향후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커 001 (사진=저장지리홀딩그룹)
지커 001 (사진=저장지리홀딩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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