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속도 조절···농협은행도 0.2%p↑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들의 대출금리 줄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들어서만 몇차례 대출금리를 올리며 증가세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29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0.1~0.3%p(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주담대 상품 전반적으로 금리를 0.2%p 올리고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금리의 경우 △금융채 5년물 0.2%p △코픽스 신잔액 0.3%p를 인상한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0.2%p 상향 조정한다. 주택금융공사 보증상품은 모두 0.2%p를, 서울보증·주택도시보증 상품은 2년물 0.1%p, 6개월물 0.2%p 각각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앞서 15일, 22일에도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씩 높였는데, 불과 7일만에 금리를 또 올리기로 한 것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연 2.9%대 금리에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기로 하면서 당분간 은행권에서 연 2%대 주담대 상품은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상품의 금리를 0.2%p씩 인상했다. 이로써 이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모두 대출금리 인상에 동참한 셈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은 금융당국의 속도조절 주문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2조1841억원으로 지난달 말(708조5723억원)보다 3조6118억원 늘었다. 집값 상승세와 맞물려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달 말까지 증가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