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KDDX 수주전에 위협받는 '국가안보'
치열해진 KDDX 수주전에 위협받는 '국가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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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 일정, 경찰 수사 이후로 연기···해군력 증강 차질 우려
한화오션, 2022년 12월 납기일 '강화도함'도 지속 연기 중
한화오션 "필리조선소 KDDX와 무관, 수주 후 바로 건조 가능"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이 길어지는 양상이다. 두 회사 간 수주 소송전으로 사업 일정이 지연되며, 국가 안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한화오션은 기존에 수주한 '강화도함'의 납기일도 미루는 상황에서 KDDX 사업을 따내더라도 실제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14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일정을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로 연기하면서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해당 일정은 기존 7월로 예정됐지만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법적 분쟁이 시작되며 미뤄지고 있다. 상세설계는 무기 체계 설계, 장비 배치 등 사실상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두 회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 개념설계는 대우조선해양(現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업계에서는 통상 기본설계를 실시한 회사에서 상세설계와 수주를 함께 실시했지만,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4년 전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 설계도를 빼돌린 혐의로 유죄 확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보안사고 감정 규정에 따라 2025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 감점이 적용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직원뿐만 아니라 임원이 개입된 정황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 임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개념설계 사업자였던 한화오션을 단 0.056점 차이로 제치고 기본 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방사청이 입찰 공고 8개월 전 보안 사고 관련 감정 규정을 변경하며 HD현대중공업 측에 유리하도록 규정을 변경해 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왕정홍 전 방사청장이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소송전으로 KDDX 사업이 지연됨에 따라 해군력 증강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정 6000톤(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에만 7조8000억원의 규모가 투자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각국이 군비 경쟁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소모적인 소송전으로 우리나라의 군사력 강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기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수주한 '강화도함'의 납기일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KDDX의 수주를 따내더라도 실제 납기일 내 건조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앞서 한화오션은 2018년 12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강화도함 수주에 성공했다. 계약 종료일은 2022년 12월 15일이었지만 5차례 납기일이 연기됐고 현재는 납기일이 미정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화오션은 기존 수주의 납기일을 넘기고 있는데 새로운 수주를 따내더라도 기일 내 건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필리 조선소 인수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필리 조선소는 최신식 함정을 건조하기에는 인력과 시설 면에서 부족하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사업 추진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KDDX와 강화도함과 같은 선상에 놓아서는 안되며, 필리조선소도 이와는 무관하다"며 "상선 사업분야는 도크가 일정기간 차 있지만 KDDX는 수주한다면 바로 건조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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