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국민연금(6.2%)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할지 과제로 남아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지난 27일 임시 주주총회서 가결되며 오는 11월 자산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출범한다. 회사는 합병의 마지막 능선으로 주식매수청구권만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올해 초 신년사로 "우리가 가진 역량을 총 결집시켜 생존력을 확보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경쟁력 강화에 힘써온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의 포부에 한 발짝 다가섰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신임 리더로 임명된 이후 꾸준히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한 내실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박 사장은 SK E&S와 합병을 준비하며 "양사의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털 에너지 설루션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리밸런싱(사업 구조 재편)으로 알짜 비상자사인 SK E&S와의 합병을 추진했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석유, 배터리 사업뿐만 아니라 SK E&S의 재생에너지, 수소, LNG 등 에너지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구체적으로 △LNG/전력 사업 확대 및 신규 사업 성장 2조8000억원 △석유/화학 중심 기존 사업 수익성 유지 4조원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 10조 3000억원 △전기화 사업 시너지 1조7000억원 등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57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 E&S은 같은 기간 64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재무 건정성은 강화되며, 재무·손익 구조 또한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있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성장하도록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합병은 마지막 단계로 주식매수청구권이 남아 있다. 행사기간은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다. 사실상 합병의 마지막 능선인 주식매수청구권에도 박 사장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주식 매수 청구 규모가 회사의 한도를 초과할 경우) 이사회와 협의해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회사 내부 현금이 총 1조4000억원 이상 되기에 주식 매수 청구 규모를 감당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2대 주주인 국민연금(6.2%)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SK 측이 매수해야 될 금액은 6817억원이 된다. 여기에 일반 주주까지 고려하면 8000억원을 넘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