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연구개발비용 매년 증가···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도 연구개발 매진
자동차, 항공, 조선, 방산 등 국가 기간산업을 이끌고 있는 재계 리더들이 지속 성장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이들 리더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미래 전략에 대해 5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단순히 배를 만드는 '십 빌더(ship builder)'를 넘어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로 거듭나겠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2022년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무대에 올라 "퓨처 빌더의 핵심은 자율운항을 기반으로 한 해양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 부회장의 발표는 조선, 건설기계에 치중된 제조업 중심의 기업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신사업을 통해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HD현대 중간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연구개발비용은 정 부회장 2022 CES 발표 이후 큰 폭으로 뛰었다. 2022년 상반기 433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용이 2년 뒤인 2024년 상반기 594억원으로 4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HD현대 측은 "연구개발비용은 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 설비, 엔진 핵심 부품 등에 쓰였다"며 "특히 연구개발 담당조직인 기계전기연구소의 자율운항 스마트쉽 개발 및 자율운항 선박용 차세대 자동안전관제시스템 개발에 큰 비용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자율운항 스마트쉽은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선박 최적 운용 기술 고도화를, 자율운항 선박용 차세대 자동안전관제시스템은 자율운항 선박용 통합 관제 플랫폼 구축을 의미한다. 모두 수주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개발됐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20년 스마트 선박 사업 강화를 위해 설립한 자율운항 전문업체 '아비커스'도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 자율운항연구실로 출발한 아비커스는 2021년부터 해상 환경과 선박 상태를 인지하고 선박 조타를 제어하는 인공지능(AI) 항해보조시스템 '하이나스'를 선박에 공급하고 있고, 지난해 레저보트용 자율운항시스템 '뉴보트'를 출시하며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올해는 한국선급으로부터 '자율운항을 통한 연료절감평가 방법론'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아 상용화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자율운항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율운항 시장 규모는 내년 1550억달러(약 208조원)에서 해마다 10.5% 상승해 2030년에는 2541억달러(약 34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자율운항 시장은 아직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는 HD현대에게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우리의 미래 전략은 정 부회장이 2022 CES에서 밝힌 퓨처 빌더로서의 역할을 실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